Page 83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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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실용주의가 다 마약이지. 무서울 수 있는
정도가 아냐. 인간의 대체재가 뻔히 있는데 재능 발현은 무
슨. 원래 할 게 없으면 늘어지는 게 사람인데.”
도서관 건물로 들어가자 입구에 있던 안내원 로봇이 커피
를 가리키며 주의를 주었다. 유현과 수빈은 남은 내용물을 버
리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안내원 로봇의 참견을 정중히 무
시하며 유현은 익숙한 길을 걸었다. 21세기 초반 소설책을 하
나 꺼냈다.
“일 줄이려고 로봇을 들였는데 중독되지 않기 위해 할일
을 만들어야 하는 사회…….”
“어렵다, 어려워. 사람답게 사는 게 참 힘들지. 일을 억지
로 만들어야 미치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대학만 몇 번을 다
녔잖아.”
수빈도 단순한 반골 기질은 아니었던 거다. 일부러 실용
적이지 않은 쪽으로 가는 이도 있다. 무심코 손에 집힌 책은
예전에 읽었던 소설이었다. 유현은 정겨운 소재를 그리면서
도 끝까지 이어지는 담백한 전개가 좋았다. 가족애를 느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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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