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P. 85
***
유현과 수빈이 같은 것을 생각한 다음부터 일은 일사천리
로 진행되었다. 소설을 적었던 작가는 죽고 출판사는 문을 닫
았지만, SNS 계정을 타고 찾은 작가의 유가족은 소설의 영화
화에 의아하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생전에 이미 데
이터화되고 홀로그램으로 시각적 감상이 가능해 영화로 굳이
만들어내는 건 불필요하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따로 제작
사나 배급사를 찾지 않고 직접 연락해 몇몇 고전 영화관의 허
락을 받아 상영관을 하나씩만 빌리기로 했다.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 들어가는 인력은 모두 자원을 받아
충당했다. 학교를 여러 번 다니며 발이 넓어진 수빈과, 창작
분야가 전반적으로 지니는 고민을 정확히 공략한 유현은 적
재적소에 들어갈 인원을 추렸다. 활자로 시간적 배경을 명시
하지 않은 소설이더라도 영화로 각색할 때에는 시간이 드러
난다. 한색이 주가 되는 저녁을 바탕으로 결말부를 표현하기
위해 유현은 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했다. 대부분 원하는 색감
을 담으려고 바닷가에 직접 다녀오며 주장하던 유현의 열정
을 높이 샀다. 임금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대신 휴식을 취
하고 때에 맞게 끼니를 챙기는 것까지 모든 부분을 유현과 수
백윤지 | 화 아래에는 85
백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