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7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P. 267
김순경: 그래. 네가 사람이 아니면 뭔데. 네가 뭐든 그런
건 정말 아무 상관 없어. 진심이야. 정말 네가 외계인이고 그
래서 지구인이랑 다른 뭐 다른 몸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섭취하고 어 또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걷고, 심지
어 다르게 생겼어도 그래도 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제발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마. 괴롭히지 마.
연: 그래도 될까요. 제가 저를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될
까요.
김순경: 응.
연: 저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여기도 어디도 집이
없어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기분이에요. 지구인으로 태어
나지도 않았고 지구인과 같은 몸도 아니라서 더… 제가 사
람도 아닌 기분이에요.
김순경: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네가 사람이라고 생각하
면 너는 사람이야. 네가 지구인이든 외계인이든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존재든, 그것도 아니면 그 중간 어딘가에 걸쳐있
든지 네가 원한다면 뭐든 될 수 있어. 네가 태어난 곳도, 네
가 가진 유전자나 핏줄도 그게 너를 전부 정의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네가 되고 싶은 게 돼, 연아. 그리고 절대로 삶을
포기하면 안돼. 우리한텐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
장다엘
장다엘 | 조난자들과 취업사기 공무원들 2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