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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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일이다.
「가만한 나날」에서 경진은 처음으로 들어간 회사, 처음으
로 제출한 자료에서 입사 동기의 비웃음을 사게 된다. 동기가
자신을 ‘세상 물정 모르는 문과 출신 애송이라고 여기고 있
다는 게 느껴졌고’ (104쪽) 부끄러움에 그녀의 얼굴은 달아오르
고 만다. 자신을 딱하다는 듯 바라보는 이 앞에서, 그녀는 자
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그런데 예상외로 팀장만큼은 그녀의
아이디어를 좋게 보고, 잘 키워보라고 조언해준다. 이후 그녀
는 이 순간을 ‘막 시작된 내 사회생활 이력에서 중대한 기점
이 된 장면이었다’ (104쪽)라고 회고한다. 첫 직장생활에 설렘
과 두려움을 안고 있었던 경진에게 팀장의 응원은 구원과도
같았던 것이다. 그녀는 블로그에 ‘뼈를 갈아 넣’는 노력을 시
작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능력을 인정받는 경진과 달
리, 입사 동기들은 팀장과 갈등을 겪고 부서를 옮기거나 ‘찬
밥’ 신세를 받다 결국 쓸쓸한 모습으로 퇴사하게 된다. 능력
없는 직원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얼마나 개인의 자존을 위협
하는가를 잠시간 경험하고, 두 눈으로도 똑똑히 보게 본 경진
은 생각한다. 자신은 저러지 않아서, 일을 잘해서 다행이라고.
동기의 추락을 동력 삼아 경진은 30개가 넘는 블로그를 운영
하며 사력을 다한다. 그런데 이 노력이라는 것이, 앞서 말했
김현지
김현지 | 허위의 자존 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