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P. 171
을 하게 된 인물이다. 그녀는 ‘나는 프로다, 나는 프로다’라고
중얼거리며, 팀 안에서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는 없었다’ (108
쪽)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계속해서 일상적 내용
을 담은 글을 꾸며 올리고, 블로그 이웃들과 허위 가득한 안
부 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녀가 인터넷상에서 하는 모든 행위
는 자신의 블로그가 광고로 낙인찍히지 않길 바라는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듯 목적성이 뚜렷한 인간관계는 단
순히 인터넷상에 국한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녀는 (다른
직원들이 하는 것처럼) 실제 지인의 사생활을 블로그의 사실성
을 높이기 위해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언니의 삶은 그야말
로 재료가 되었을 뿐’ (110쪽)이라며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
끼지 않기 때문이다. 무심코 보내준 ‘아기의 옆모습이나 뒷모
습’, ‘개 사진’이 블로그에 도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면, 사촌 언니가 크게 실망할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
을 텐데도 말이다. 거짓이 가득한 ‘유령’의 모습으로 인간관
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온라인과 현실의 도시 문화는 교집
합을 이루고 있다.
김현지 | 허위의 자존 171
김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