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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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실소하지만, 자신의 인생에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 미래의 그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위태로운 삶. 그런 그녀를 보다 보면, 과연 저
연약한 허위의 자존을 그녀는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
을 품게 된다.
「가만한 나날」에서 경진은 ‘프로’를 넘어 일하는 ‘기계’가
된 것처럼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순수하게 열정을 바친다고
생각했던 그 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B 기업의 뿌리는 살
균제 ‘뽀송이’ 사태의 피해자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없이 많은 제품의 가짜 후기를 작성하며, 별
다른 책임감 없이 썼던 문구들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불러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경진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
신의 1호 블로그를 삭제하고 만다. 그녀는 답답한 심경을 팀
장과 나눠보려 하지만, 팀장은 ‘그거 진짜 나쁜 놈들’이라며
한마디 욕을 할 뿐, 더는 그 일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조
언이나 위로 따위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팀장이 사회적 재
난에서 자신의 일과 양심을 단칼에 분리해버릴 줄은 몰랐던
경진은 당혹을 금치 못한다. 곧이어 회사마저 망하고, 그녀가
26개월간 열정을 바친 대가로 얻은 것은 직장에 대한 배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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