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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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없이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데, 그 옆자리인 운
전석에서 택시 기사가 말했다.
“여기서는 어디로 가야 하죠?”
그러자 불쑥 뒷자리에서 부친이 답변했다.
“저쪽에 보이는 건물 앞에서 좌회전으로 해서 돌아가시면
돼요.”
혜정이 뒤를 돌아보니 그는 팔짱을 낀 상태로 몸의 떨림
을 애써 막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도 아프지 않은 평상시와
얼추 비슷했다. ‘그가 병세를 숨기려 한다는 것을 기사님도
알까?’ 혜정이 생각하는 사이, 택시 기사가 말을 이었다.
“제가 이쪽 동네는 잘 안 와봐서요.”
그러자 부친이 답했다.
“아, 그러세요. 하하하.”
소리 내 웃으면서. 게다가 그는 뭐라뭐라 말을 덧붙이기
까지 했다. 평소에도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다.
혜정은 어이가 없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반발심과 가소
로움도 들었다.
‘지금 웃음이 나와요?’
그러다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모두 내가
예민해진 탓이다-라고 생각하며 턱 끝까지 쌓여온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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