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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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혜정은 또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내 마스크를 끼
고 부친의 방문을 두드렸다.
아빠, 4시에요. 보건소 가셔야죠.”
그러자 그가 드디어 움직였다. 느리고, 무겁고, 불안정한
걸음으로 그가 방문을 나왔다. 그는 그 주변에 걸린 옷가지들
을 뒤져보다가, 안방으로 들어가 얇은 패딩을 입었다. 늦여름
의 온기는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여기 마스크요.”
혜정이 그를 향해 새로 뜯은 마스크를 건넸다. 그러자 그
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내 그 노쇠한 목소리로 날카롭게,
호통을 치듯 외쳤다.
“힘들어 죽겠는데 자꾸!”
혜정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에게 그럴 기력이 있다
는 정도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
보건소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혜정은 모
친과 원준에게 부친의 검사 소식을 전했다.
‘내일 결과가 나온다…….’
전서영
전서영 | 감염자의 방 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