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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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혜정은 또 느끼고 있었다. 그들이 별일 아닌 듯 행
동했던 것은 그들도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빠로서, 엄
마로서, 가장으로서, 또는 개인으로서. 혜정은 그런 그들을 마
음껏 비난하고 싶었지만 한 가지 의구심 때문에 그러지 못했
다. ‘나라고 다를까?’
이런 와중, 혜정이 어릴 적 모친에게 들었던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왜였을까.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떠오르
는 것은 왜였을까.
‘열심히 하는 척하지 마.’
혜정은 그 말을 몇 번 되새기다, 물속에 담가놓았던 식기
들을 건지다 말고 소매로 눈가를 닦았다.
“그래. 나도 당신들과 똑같네.”
자신의 떳떳하지 못함이 서러워진 혜정은 재빨리 방에 들
어가 문을 잠그고, 윗부분이 젖은 마스크를 벗어 아무렇게나
올려두었다.
눈물이 금방, 멈출 것 같지 않았다.
***
아침이 밝았다. 침대에 누워있던 혜정이 고개를 조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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