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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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혜정은 자신의 부모와 오랜만에 ‘함께하는’ 식사
를 했다.
“그러게 편의점에서 아무거나 먹지 말라니까.”
모친이 잔소리하자 부친이 껄껄 웃으며 대응했다.
“그래도 이렇게 잘 나았잖아.”
이후로는 조금 적막한 식사가 이어지다, 부친이 모친에게
싹싹 긁은 밥그릇을 말없이 내밀었다. 모친은 그것을 받아 들
고는 말없이 일어나 밥통을 향해 갔다. 그 사이 부친은 뒤를
돌아보며 거실의 TV 화면을 얇게나마 바라봤다. 이 모든 것은
여느 때와 같았다.
혜정은 아무런 말도 아무런 표정도 없이 식사를 마치고는
집을 나왔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몇 명
지나갔다. 그녀는 익숙하게 아파트 단지 구석, 그러니까 건물
그림자로 가려져 있는 으슥한 곳을 향해 들어가고는 바지 주
머니에서 라이터와 담배를 꺼냈다.
마스크를 벗어 손목에 걸고, 담배를 살짝 물고는 라이터
를 틱틱대며 불을 붙였다.
빨아들이고, 내뱉고, 빨아들이고, 내뱉고. 그러자 연기가
전서영 | 감염자의 방 139
전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