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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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듯 흘러가지 않고, 담뱃재가 털어지듯 털어지지 않는,
매캐하고 독한 그 특유의 향이 그녀에게 스며들었다.
그러면서 혜정은 생각했다. 부친과 모친의 얼굴을 떠올렸
다. 근래의 날들을 떠올렸다. 그 이전의 날들을 떠올렸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옛날 사진들을 보면 죄다 즐거워 보일 뿐인데.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착한 딸, 좋은 딸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
들의 헌신에 마냥 감사하고, 마냥 존경했던 것 같은데. 어디
서부터 틀어진 거지. 어디서부터 존경을 잃은 거지.
그러다 교복을 입었던 시절, 자신이 부친과 모친을, 또는
부친과 모친이 서로를 치열하게 할퀴던 모습이 혜정에게 짧
게 스쳐 갔다.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였으
리라. 당연한 것에 대한 아주 사소한 기준들이 너무나도 달랐
기 때문이리라.
혜정은 짧아진 담배를 떨어트리고 신발 밑창으로 불씨를
끄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난 나의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바람이 그녀에게 베인 담배 냄
새를 모조리 씻겨냈을 때쯤, 혜정은 다시 바지 주머니에 담배
와 라이터를 숨기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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