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P. 127
[……어.]
“내가 오늘 아빠한테 감염병 진단 검사 받으러 가자고 말
해볼게.”
[아니 아빤, 하, 짜증 나게!]
그도 어제의 혜정이 그랬듯 갑작스레 들이닥친 어떤 혼란
을 겪고 있을 터였다. 혜정은 자신도 떳떳하지 못하다 생각하
며, 그의 반응을 잠자코 들었다.
***
그날 혜정은 부친에게 감염 여부 진단 검사를 받으러 가
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일 가자고 말했다.
그다음 날 정오에 혜정은 다시 진단 검사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그는 조금 이따가, 그러니까 오후 4시 정도에 가자고
했다. 그러나 그때가 되자 그는 또다시 말을 번복하며, 내일
가자고 말했다.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라고 생각할 법도 했지만 이때 혜
정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
‘병원도 안 가고 검사도 안 받고. 뭐하자는 거지?’
혜정은 겉옷을 챙겨 입고는 집을 나섰다. 혼자서라도 검
전서영
전서영 | 감염자의 방 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