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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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얼마나 흘렀을까. 방 안에서 그가 다시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혜정은 그 순간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쓴 마스크를 그가 볼 거라는 사실이 어쩐지 불편해졌다.
그는 아까처럼 찬물을 먹은 후 화장실에 갔다. 혜정은 그
가 또 설사를 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혜정은 그 짧은 시간 동
안 고심 끝에 말 한마디를 생각해냈다.
그가 다시 화장실을 나와 거실을 지날 때, 혜정은 준비한
말을 뱉어냈다.
“아빠. 제가 지금 마스크 쓰고 있어도 너무 서운하게 생각
하지 마요.”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혜정은 그것으로 끔찍한
한 가지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염려를, 그러니 본인도 좀 주
의해 달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생각했다.
***
모친이 이른 아침 출근하고, 환자를 돌볼 의무는 자연히
혜정에게 주어졌다.
마스크를 쓴 혜정이 조심스럽게 그의 방 앞으로 다가갔
다. 문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그가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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