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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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겠다. 나의 희생으로 겨우 붙잡는 연이라 느낄 때도 있었
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조금 더 돌아간다 해도 결과는 달라지
지 않는다.
같은 고등학교, 같은 과를 나온 민정은 졸업만 하면 이 촌
구석을 떠버리겠다며 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민정에게는 믿
는 구석이 있었다. 서울에서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삼촌이 있
어. 그리곤 스무 살이 되자마자 서울에 자취방을 구했다. 졸
업식이 있는 2월에도 돌아오지 않던 민정은 여름이 다 지나
서야 연락다운 연락을 주었다. 삼촌 아는 사장님이 신입 구
하고 있대. 네가 했으면 좋겠어. 나랑 같이 살자. 우리 약속했
잖아.
내가 서울에 있다고 말하자 민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곤 한층 더 밝은 톤으로 말했다. 얘기가 더 쉬워지겠네.
오랜만에 얼굴도 한 번 볼 수 있겠네. 나는 웃음 대신 한숨으
로 민정을 반겼다. 그때 나는 전 직장에 막 적응한 참이었다.
꽉 채운 다섯 달. 한 달만 더 버티면 실업 급여라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민정의 기한은 지금 당장이었다. 서울에서의
삶은 전혀 화려하지 않았다. 각오한 바였지만 지치는 것까지
막을 순 없었다. 민정에게 처음 연락이 왔을 때, 탐탁잖은 반
응을 보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걸 약속이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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