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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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히 빌었다. 아주 낯선 사람이길. 서울에 달리 머물 곳이 있
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니 포기하고 돌아갔길. 그것도 아니
면, 어디 모텔에서 몸이라도 누이고 있길. 무식하게 나를 기
다리는 짓만큼은 하지 않길. 그러나 공동현관 앞에 주저앉은
익숙한 실루엣. 익숙한 옷차림. 익숙한 캐리어를 보았을 때,
나는 홀린 듯 말해버렸다.
엄마.
노원구 송악동 서울그린빌
노원구 송악동 서울그린빌
에어컨을 18도에 맞춰놓는 건 유리의 습관이었다. 억지
로 뺏어 든 캐리어를 쾅 소리 나게 내려놓자 유리가 방 밖으
로 고개를 내밀었다. 유리는 우리를 향해 어색하게 묵례하더
니 부엌 찬장에서 컵 두 개를 꺼냈다. 그 정도 눈치는 있는 애
였다.
한 사람어치 이상의 구실은 했기 때문에 맘 놓고 싫어하
지도 못했다. 우리는 다만 서로에게 무척이나 껄끄러운 사이
로, 유리는 이유도 모른 채 장단을 맞춰주었다. 내가 자신을
불편해하기 때문이었다.
“쟨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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