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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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일은 로봇이 전담하며 인간은 로봇 대
신 재능을 발현하며 만족감과 쾌락을 채운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회는 크게 각광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실질적인 실용주의 체제하에 살아온 유현의 입장에서
도 딱히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종이책을 접하
지 못했더라면.
집에 돌아온 유현은 과제를 확인하려 패드의 잠금을 해제
했다. ‘고전영화 감상과 이해’ 과목에서 다음 주까지 영화 다
섯 편 감상 후 분석, 이 정도는 금방 할 수 있었다. 유현은 대
충 영화를 틀어두고 소리만 들으며 시선은 책에 집중했다. 서
치로도 간단히 장르를 알 수 있는데 굳이 학생을 시키는 이유
는 순전히 명분 때문이었다. 로봇이 아닌 인간이 직접 분류했
고 데이터화했다는 명분. 보편적으로 공포 장르에서는 공포
감만을 느끼고 로맨스 영화에서는 애정만을 느낀다. 그리고
그러한 분석대로 영화를 감상해야 한다. 실용주의에 적법하
기 위해 전혀 효율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영화를 분석하는 것
이다.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전투와 책 속 사랑은 동시에 보고
듣기에 이질감이 컸다. 유현이 볼륨을 낮췄다.
유현이 소설을 읽을 때는 그 소설의 배경이 되었을 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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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