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남북을 잇고 대륙을 품다
P. 174
우리 땅 독도를 지키고 싶었고,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중앙청 앞에 보초를
서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결국 군대를 가지 못했다. 입대를 10일 정도 앞두고 교
통사고를 당해서 크게 다쳤단다. 그때 사고로 할아버지의 위 앞니는 틀니고,
왼쪽 무릎에는 수술 자국이 크게 남아 있다. 너희들이 할아버지와 치과 놀이
를 하면서 할아버지 틀니를 가지고 깔깔대며 웃던 모습이 생각나는구나. 그
래도 지금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으니 괜찮다. 할아버지는 이것을
긍지로 생각하고 영광의 상처라고 한단다.
그 후 할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서 할머니와 함께 일본에서
7년 간 살았다. 그때 너희 아버지도 태어났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대학교에
서 연구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중국과 일본을 자주 방문했다. 어느 해
할머니와 함께 중국에 갔었는데 중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 (중국에서는 이 사
람들을 조선족이라 한단다)의 안내를 받아서 두만강 상류에서 건너편 북한 땅을
바라보기도 하고 백두산 제일 꼭대기에 있는 천지에도 올랐다. 두만강 상류
에서는 북한 사람들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는 닭
울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북한이 가까웠단다. 그때 할머니가 “두만
강과 백두산에 오는데 왜 중국으로 와야 하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북
한 사람들을 왜 못 만나지.”라고 했단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기도 하지.
너희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원래 하나였는데 지금부터 약
75년 전에 남한과 북한으로 둘로 나뉘어졌단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같은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고 말도 똑 같은 한글을 사용한다. 이처럼 같은 역
사와 문화를 가지고 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무리를 민족이라 한단다.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은 같은 민족인 것이다. 같은 민족이니까 두 나라가
아니라 한나라로 합쳐서 사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런데 우리는 여러 가지 사
170
2022. 5. 3. 오후 5:42
책1.indb 170
책1.indb 170 2022. 5. 3. 오후 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