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2020 제작 서논술형 평가문항집-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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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며 신뢰성 있는’ 채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좋다. 그렇게 해서 서・논술형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
했다고 하자. 그러나 그것이 현재 객관식 시험보다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가?’ 만약 ‘공정성’의 기준이 ‘세
세한 점수를 이용해 한 줄로 나열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면, 현재의 객관식 대입 시험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러나 정말 그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대입으로만 한정하여 보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으로 공정하다’는 첫 번째 의미는, 경제적 능력에 상
관없이 대학 입학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대입 수능 성적과 사교육을 받
은 정도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대입 시험은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유리하게 만들어진 시험이다. 왜냐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양의 ‘선다형 문
제’를 푸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수능의 선다형 시험은 기본적으로 깊이 고민한 자신의 생각을 물어보지 않
으며(사실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도 없다), ‘암기한 지식을 기반으로
고도의 문제 풀이 스킬’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의 답을 오래 생각할 필요 없이, 암기한
지식과 자신이 고등학교 내내 쌓은 문제 풀이 스킬만으로 ‘문제가 원하는 답’을 골라낼 수 있다. 즉 엄청
나게 많은 양의 문제를 통해 지식을 암기하고 스킬을 쌓는 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가정환경에
있다면, 그 학생은 우리의 대입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내신 성적도 마찬
가지라고 본다. 학교의 중간, 기말고사가 ‘객관식’ 선다형과 서답형으로 출제된다면, 학생들이 관련된 지식
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게 많은 학원을 다니고 문제집을 많이 구입하여 풀어볼수록 지식에 대한 익숙
함과 문제 풀이 스킬은 높아지기 때문에 좋은 내신 성적을 얻을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묻고
싶다. 정말 이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또한 ‘진정으로 공정하다’는 두 번째 의미는, 학교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가 주어지
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입 시험은, 학교 내신 시험을 열심히 준비한다고 해서 잘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심지어는 학교교육을 열심히 따라 온 학생이 수시 모집으로 명문대에 입학할 경우 놀
림을 받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마치 대입 시험인 수능만이 진짜 실력인 것처럼 말이다. 학교에서 무슨
짓을 하는 학생이던 간에 ‘결과적으로’ 대입 시험만 잘 본다면 ‘진짜 실력이 있는 학생’으로 인정받는 것이
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에 재수생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결과적으로’ 수능만 잘 보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위 표에서 ‘시험의 형태’로만 살펴보았지만 선진국의 경우 깊이 생각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그것을 친구들과 나누어 수정・보완하는 형태로 학교 수업을 실시
하며, 그렇게 정리된 자신의 생각을 논술형 내신 시험으로 실시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생각과 답을 논리
적, 창의적으로 논술하는 학교 내신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면, 자연적으로 그 나라의 논술형 대입 시험 또
한 준비가 되는 형태로 구조화 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대입 시험인 수능은 제한된 시
간 안에 많은 양의 선다형 문제를 푸는 시험이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문제 풀이가 수반되어야
한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양의 문제 풀이를 가르쳐 줄 시간과 여유가 있
지 않다. 결국 학교에서 진정으로 ‘교육’을 받은 학생은, 우리나라 대입 시험인 수능에서 큰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이것이 진짜 공정다고 생각하는가?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공정하다’는 의미는, 학생들이 배움의 과정을 평가받는 것이다. 이것은 평가의 본
질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측정’도 평가의 목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평가의 본질적 목적은, ‘교
육의 과정’을 ‘확인’하고 ‘피드백’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즉 이러한 평가의 본질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시험이, 진정으로 공정한 시험인 것이다. 이러한 평가가 요즘 평가에서 핫한 이슈
인 ‘과정중심평가’인 것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본 ‘과정중심평가’는, 위에서 말한 학교교육 과정을 충실
히 이수한 학생에게 더 큰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교육을 어떻게 이수하든 ‘결과적으
로’ 수능 점수만 좋으면 되는 우리와는 다르게, 선진국은 그렇게 학교교육의 과정을 충실히 이수할 수 있
도록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논술형 내신 시험으로 확인하고 피드백하여, 대입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다. 미시적인 관점으로 본 ‘과정중심평가’는 문제의 형태에도 있을 수
있다. 객관식 선다형 문항은 1번~5번 답지 중에 2번과 3번을 고민하다가 찍었는지, 아니면 1번~5번 모두
몰라서 그냥 찍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즉 과정을 평가할 방법이 없다. 또한 만약 선다형 문항의 정답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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