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한우리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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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만의 취미를 찾았어요! 수도 있는데, 이종욱 씨와 조승현 씨는 호흡을 맞춘 이래
2004년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조승현 씨는 다시 태 단 한 번도 사고가 없었다.
어나야 했다. 걷는 방법, 점자를 읽는 법 등을 일일이 배 “처음에는 균형도 맞지 않았지만 텐덤 사이클 전국 대회
워야 했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고, 걸음 를 목표로 훈련하면서 한 몸처럼 움직이며 호흡을 맞췄
마를 배워야 하는 것처럼. 하지만 평소 긍정적인 성격 덕 어요. 대회가 트랙과 도로 두 가지가 있는데 도로 대회
분에 그 시간이 지옥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는 자 때는 장애물이나 방향에 대해 말로 알려주는데 속도 때
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 문에 사실 잘 들리지 않거든요. 그런데 호흡이 맞으면서
회 서울지부 동작지회장으로 자신과 같은 시각장애인 형님이 제 행동을 몸으로 다 감지하고 맞추시더라고요.”
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운명처럼 찾 이종욱 씨의 말에 조승현 씨는 “가령 경사가 있으면 핸들
아온 것이 텐덤 사이클이다. 2008년도에 라이딩에 매 이 흔들려요.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몸이 기억하면서
료되어 현재까지 틈나는 대로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그 호흡을 맞추게 된 거죠”라고 덧붙였다.
의 절친 파트너인 이종욱 씨와 함께. 그는 말한다.
“사이클도, 이종욱 씨도 새로운 인생이 열리며 만난 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4일이면 충분해요!
신에게 운명과 같은 존재”라고. 75세의 조승현 씨는 여전히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의욕
이 넘치지만 고령이다 보니 안전 문제로 출전하지 못하
한 몸이 되어 텐덤 사이클을 즐겨요! 면서 두 사람은 전국 일주 라이딩 투어로 눈을 돌렸다.
23년째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종욱 씨는 소방대 여름만 되면 매년 전국 일주를 시작한다. 짧게는 2일, 길
원으로서 강한 체력이 필요해 산악자전거를 시작했다. 게는 4일 정도 함께 떠나는데 하루에 200km를 달릴 정
2003년경 시작했는데 5개월 만에 전국 대회에 출전해 도로 두 사람은 텐덤 사이클만큼은 진심이다. 서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뒤부터 사이클은 평생 취미가 되 부산까지 4일에 완주한 적도 있단다. 이에 대해 조승현
었고, 2008년 조승현 씨를 만나면서 텐덤 사이클의 매 씨는 항상 이종욱 씨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력에 푹 빠졌다. 앞자리에 앉아 길을 안내하는 파일럿 역 “가족들하고 보내야 하는데 나랑 휴가를 보내니 매번 미
할을 하는 그는 텐덤 사이클의 매력은 두 사람이 마치 한 안하죠. 집사람도 그만 괴롭히라고 잔소리를 해요. 하지
몸이 되어 페달을 밟을 때라고 말한다. 특히 두 사람의 만 제 욕심이지만 종욱이와 계속 힘이 닿는 데까지 함께
호흡은 말을 하지 않아도 몸으로 서로의 행동을 감지할 사이클을 타면 좋겠어요. ”
정도다. 그는 말한다. “매년 형님하고 라이딩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미안
“나만 한 파일럿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거예요.” 하죠. 하지만 같이 호흡하면서 달리는 그 맛을 저 또한
즐기고 있기 때문에 형님께서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어
무사고 라이딩, 동물적 감각으로 합을 맞췄어요! 요. 저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건이 되는
2008년부터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각종 대회의 메달 한 형님하고 함께 계속 달릴 생각이에요.”
을 휩쓸었다. 텐덤 사이클 경기는 육상처럼 거리에 따라 그렇게 두 사람은 언제나 함께하기로 다시 한번 다짐했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경사로에서 내달 다. 20년 나이 차에 신체 조건도 서로 다르지만 두 사람
리는 코스는 100m 육상과 비슷하다. 그만큼 빠른 스피 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다. 스피드를 즐기며 달리는 그 순
드가 필요한데, 이때는 페달을 밟지 않고 전력을 다해 질 간을 함께했기에 앞으로도 두 사람은 호흡을 맞추며 계
주한다. 자칫 두 사람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사고가 날 속 달려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