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한우리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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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나저러나 친구 아이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국어사전은 친구를 이렇게 정의한다. 그래서인지 이 단어는 그 자체
만으로도 마음속 울림을 선사한다. 실제로 친구는 우리에게 그런 의미였다. 부모 형제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들어 주고 위로해 준 나만의 상담사, 시련과 위험을 무릅쓰고 무모한
객기를 함께 부려 준 둘도 없는 파트너, 옳지 않은 길로 향하려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나를 호
되게 혼내던 호랑이 선생님. 대부분 그런 친구가 한 명쯤은 있는 법이다.
한편 친구는 든든한 만큼 속 썩이고 귀찮은 존재이기도 하다. 나의 과거를 속속들이 아는 통
에 친구 앞에 애인을 데려가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던 경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을 벌여 배신감에 치를 떨었던 일, 어울려 노는 데 푹 빠져 꼭 해야 할 공부나 일을 놓
쳤던 사연. 지금도 누군가는 어떤 친구를 사귀었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밤잠 설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친구란 이런 모양이었다. 깊이 마음과 경험을 나누지만 적어도 그만큼의 아픔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믿음직하지만 그만큼 부담도 큰 얄궂은 사이.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생각해 왔고, 그 끈적한 인연과 함께 평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MZ세대는 여기에 물음표를 붙인다. 오랜 시간 함께 보냈다는 이유로 일생을 지지고
볶는 인간관계가 무슨 소용이냐며 당차게 반기를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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