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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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의 능선
나는 매일같이 커다란 아버지의 능선을 걷는다
언제나 걸으면서도 꽃을 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아버지는 때때로 꽃향기를 맡지 못하고 걷지만
산 곳곳에 새겨져있는 아버지의 윤곽
점점 응축되는 비누의 중심점
내 손바닥 위에서 비누는 매순간 가벼워진다
산의 능선이 조금씩 가파르게 변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굽은 등 뒤로 까무룩 기억을 잊고 만다
비누는 단단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다
손에서는 지워진 만큼의 향기가 났다
꼭짓점에는 얼마나 진한 향기의 꽃이 피어있을까
우리는 아버지의 묵묵한 산줄기를 따라 비누의 향기를 쫓는
다
유민
유민 | 벚꽃 유성 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