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인천대 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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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구술들의 꿈







             비가 서리처럼 뿌려지는 밤이었어 어린 내가 베개 뒤에 구슬

             들을 숨겨놓고 잠들었던 때 머리맡으로 흘러드는 꿈은 매번

             뜻밖이었어 계속해서 숨을 참다 명치가 바늘에 찔리는 듯한

             기분이 악몽이라면 수천 개의 빛이 고여 있는 구슬들의 꿈을
             내가 대신 꾸었어 몸을 벗어난 생각들이 허공에서 얽혀들면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비워내는 것 같아서 버릇이 된

             혼잣말들이 혀끝으로 흘러내리고 좀 더 알맞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밤이 되면 나는 반성하는 아이가 되어 창

             밖을 내다보았어 맨살에 닿지 않는 슬픔들이 가장 무서웠어

             구슬에게서 빌려온 꿈을 모두 꾸게 되면 나를 잃어버릴까 그

             게 궁금했어 그런데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깨져있는 구슬들

             빛바랜 조각들을 손으로 움켜쥐면 꼭 빗소리가 들려왔어 마
             치 내게 말을 걸 듯이 다시금 배게 뒤로 모르는 꿈들을 채우

             는 시간



             어떻게든 오늘의 꿈을 낭비해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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