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sound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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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나에게 빨리 버스비 안내고 뭐하냐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다음 정거장을 향해 차는 다시 움직였고 안내원과 기사의 버스비 요구는 계속되었다. 그 짧은 시간 동
안 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무임승차 하려다 들킨 사람, 그것도 현지 언어도 못하는 걸로 봐
서 외국에서 온 괘씸한 이방인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 몹시 난감했다. 물론 다시 돈을 낼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나 스스로 무임승차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그냥 중도에서 내리자니 이미 버스비를 낸 사람으로
서 억울하여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나는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 운전기사의 높아진 언성에 눌려 결국 버스에서 내렸
다. 그 날 나는 한 마디 억울하다는 변명도 못한 채 이중으로 버스비를 지불하며 다른 버스를 타고 집으
로 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지금 되짚어 생각해 보면, 그 때 차라리 웃으면서 버스비를 두 번 낼 수도 있지 않았을
까, 결과적으로는 버스비를 이중으로 내고 집에 돌아왔으니 오히려 그렇게 했어야 좋았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바로 다음 날, 나는 즉시 선생님께 '돈을 이미 냈다'는 표현법을 물어보았고, 그 표
현법을 확실하게 익혀둘 수 있었다.
“나 돈 냈어요 Мен төледім?”
그 때 그 날의 경험 덕분에 나는 언어와 문화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고, 더 적극적으로 배워가는 동
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세계선교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