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미래의 희망 로스쿨(LAW SCHOOL)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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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송사에 휘말려 급한 심정인 것은 충분히 이해한
                                                              다. 다만 변호사 대 의뢰인으로 만나기 이전에 사람 대 사람
                                                              으로 만나는 관계 속에서, ‘내가 널 샀는데 말야’와 같은 태
                                                              도를 접하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나를 자기 비서로 아나?’,
                                                              ‘이 사람이 나는 자기 사건만 해야하는 줄 아나?’ 싶은 생각
                                                              이 들면서 그 배려 없음에 속으로 욱할 때가 많다. 감정노동
                                                              자들의 심정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직도 ‘변호사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배워가고
                                                              있는 단계다. 적어도 지금까지 느낀 것은, 나에 대한 고민보
                                                              다 남(의뢰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직업임에는 틀림
                                                              없다. 점점 나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느낄 때
                                                              면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나를 샀다’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
                                                              히 일을 하고 있다. 어쨌든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니까. 그래도 결과가 좋고 의뢰인들이 좋아하면
                                                              나도 뿌듯하니까.


                                                                 그래도 ‘변호사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할 예
                                                              정이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나를 잊지 않기 위해서.
            순간 의뢰인들이 변호사를 대하는 태도 중 하나로 뿌리내려
            진 것이 분명하다. 물론 만났던 모든 의뢰인이 그 말을 쓰는                    앞으로 나에게 ‘변호사를 산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건 아니지만.                                           ‘앞으로 그런 말은 쓰지 말아주세요’라고 해봐야겠다. 그 말
                                                              이 문제인지 태도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작은
               어느 날은 주말에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입장을                 변화의 일렁임이 우리 동료 변호사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의뢰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신                    지도 모르니까. 변호사로 사는 것에 더 뿌듯함을 줄지도 모
            의 사건 이야기를 막 해댄 적이 있다. 주말이라 당장 처리할                 르니까.
            수도 없는데 말이다. 변호사가 막 되었을 때 멋모르고 선의
            로 알려준 내 개인 휴대번호로 시도때도 없이 다짜고짜 전
            화를 해대는 그 의뢰인에게 내 소중한 주말 시간, 내 개인 생
            활이 침해당하는 경험을 하고 난 이후 그 덕에 난 개인폰, 업
                                                              박경선 변호사
            무폰 투폰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태도 때문에 그 말이 생긴 것인지 그 말 때문에 그런 태
                                                              변호사시험 6회
            도가 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변호사를 산다’라는
                                                              現 법무법인 YK 변호사
            표현을 쓰는 의뢰인 대부분에게서 같은 모습이 보인다.                     現 무안군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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