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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는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 이런 얘기를 귀동냥으로 들은 게 도움
이 됐어요. 등단하기 전까지 본심에 몇 번 올라갔어요. 본심에 올라가면
문예지에 어떤 작품이 있었다고 실려요. 내가 혼자 써도 이 정도는 되는
구나 하면서 계속 쓴 거죠. 단편을 쓰다가, 중편을 쓰다가, 마지막에는 경
장편을 써서 최종 심의에 올라갔다가 떨어졌어요. 그리고 장편을 써야겠
다, 해서 보냈는데 안 되고. 그다음 해에 똑같은 소설을 다시 썼어요. 처
음의 형식을 버리고 두 달 정도 다시 쓰다시피 했는데 당선된 거예요.
인생그래프를 그린다면 포기할 뻔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A 마음속에서 이야기가 말라붙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주위에 내 글을
읽어주거나 함께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었고요. 그런데도 계
속 글을 쓴 건 연민이나 오기 같은, 마음의 그늘 때문일 거예요. 내가 보낸 소
설이 간혹 문예지의 본심에 올라갔던 것도 의지가 되었고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중앙장편문학상 당선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을 때요. 오후 진료를 하고 좀
쉬고 있을 때였죠.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한의학은 이상한 학문이에요. 하나를 깨우치면 이전에는 보지 못한 더 높
은 벽이 나타나고, 어렵게 깨달은 진리는 돌이켜 보면 매일 지나다니던
길가에 놓여 있었고. 천지를 벨 수 있는 칼을 얻은 다음날 무 하나 자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해요. 흔히 정해진 길이 없다고도 하고 가는 곳이 곧
길이라고도 하지만, 한 치 앞이 막막해서 발을 딛기 두렵다면 벗을 의지
오수완 _ 작가이면서 한의사로 살기 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