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미래의 희망 로스쿨(LAW SCHOOL)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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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충분히 다툴만한 상황에서,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방어 에셔의 또 다른 작품 <손을 그리는 손>에서 각 손은 서
권을 행사하면 어김없이 “반성하지 않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 로를 그린다. 그렇게 손은 그려지고 또 그리며, 끊임없이 순
하는 점”이 양형사유로 적시되어 가중처벌된다. 방어권을 행 환한다. 각 손은 자신이 그려진다는 것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사하라고 헌법 이하 형사소송법 및 규칙까지 만들어 두었는 우리는 안다. 위 그림의 양 손을 그린 손이 누구의 손인지. 그
데 졸지에 도박이 된 것이다. 무죄에 베팅할 것이냐, 죄를 인 런데 그것 또한 우리 생각이다. 결국 <Relativity>에서 진실
정하고 자백하여 양형을 낮출 것이냐. 로 존재하는 계단은 왼쪽 계단도, 오른쪽 계단도 아니다. 내
가 서 있고, 나를 지탱하는 그 계단이다. 이 전제 위에 타인이
저마다 우주는 없더라도 자기 양심과 원칙은 있다. 양심 서 있는 계단인지, 비현실적인지 생각한다.
과 원칙에 따른 판단과 행동은 끊임없이 부유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그 세계가 세상의 인정을 받으면 리더가 되 재판에서 우리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려 노력한다. 이
고, 사유의 원리가 되면 철학이 된다. 범죄혐의를 받는 그 많 런 가상함은 진실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나온다. 이 지점
은 전직 법조인, 이를테면 대법관, 판사, 변호사, 검사들은 모 에서 에셔의 그림은 아래와 같이 웅변한다.
두 결백하다며 부정한다. 이렇게 전문가들조차 즐겨 쓰는,
헌법에 명시된 자기방어권 행사가 양형가중사유가 되는 현
실에서 나는 변호사로서, 누군가의 변호인으로서 고민하지 진실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선택하는 것이다.
않을 수 없다.
에셔, 손을 그리는 손(1948)
에셔, Relativity(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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