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미래의 희망 로스쿨(LAW SCHOOL)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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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러나 덕준씨를 고용했다는 쿠팡 쪽 만, 고혈압, 당뇨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심
은 업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 야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국내 학계와 정책입안자들, 정
니다. 10월 16일 ‘쿠팡 뉴스룸’에 올린 글 치인들 사이에서 좀처럼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철야노동으
에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억지로 택 로 근대화를 이룩하고 ‘4당5락’(네 시간 자면 붙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
배 노동자 과로 문제와 연결하며 쿠팡을 비 하지 않으면 대학도 갈 수 없는 대한민국이어서 그럴까요? 기업은 야간노동
난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고인의 주 이 노동자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당 평균 근무 시간은 약 44시간이었다. 고
인과 같은 단기직 직원까지도 주 52시간 이 둘째는, 산재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
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모니터링한다. 쿠 다. 노동자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일단 기업들은 “노동자의 노동강도나 근
팡의 단기직 노동자는 원하는 날짜와 시 무환경에는 해당 질병·사고를 초래할 만한 원인이 없었다”고 발표하고 봅니
간, 업무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명했 다. 노동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건강문제로 책임을 돌리는 거죠. 직
습니다. 종합감사에선 끝내 회사 쪽의 책임 업과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차단하고 산재 인정을 막기 위함이지만 이는 산
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를 요구하는 국회의 재 보상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 절차
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는 노동자의 피해에 고용주의 책임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인과관계를 살
펴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본질은 일
<발뺌하고 보는 기업> 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기업이 노동자의 산재 인정에 인 <대법원이 노동자의 손 든 뒤 증가한 업무상 질병 인정>
색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노동자의 과로사에선 단일 요인(야근, 과로 등)과 죽음 사이의 인과관계
첫째는, 수면 부족과 과로가 노동자 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죽음 가운데 노동환경의 영향이 어
의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 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죠. 과거
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건학과 의 에는 노동자의 인명피해와 노동환경의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따졌던 것이 사실
학에서 적절한 수면과 휴식이 주목을 받 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관대하게 산재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습
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하 니다.
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
문은 수면의 불평등이 각종 질병과 심혈 노동계에선 산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전환점이 됐던 시기를 2017년으
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하 로 꼽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삼성전자 천안 LCD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다
고 있습니다.***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 심 발성 경화증)을 얻었지만 산재 요양 인정을 받지 못한 노동자가 제기한 소송에
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 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험이 정상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1.5
배까지 높아지고, 뇌졸중 위험도 1.2배 늘 대법원은 판결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
어날 수 있습니다. 소득수준이나 인종, 사 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
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심혈관 질환 유병 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면 증명됐다고 봐야 한
률의 차이가 있었는데 이러한 차이가 ‘수 다. 산업재해의 발생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여러 사정을 고
면의 불평등’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그뿐 려해 합리적인 추론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
만 아니라 수면의 양과 질이 부족하면 비 원은 판결 이후 보도자료를 내어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 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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