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꿈과 끼를 찾아떠나는 문화유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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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기
해 지
도자기 속에 숨어 있는 과학
말랑말랑한 흙으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딱딱하고 매끄러운 그릇이 될까?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 석기 시대의
토기에서부터 조선 시대 백자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서 다양한 그릇들이 많이 남아 있다. 좋은 흙과 유약을
사용하고 높은 온도에서 그릇을 구울 수 있게 되면서 아름다우면서도 돌처럼 단단한 도자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비색이 화려한 고려 시대 청자 속에는 어떠한 과학 기술이 숨겨져 있을까? 고려 시대 청자를 굽기 위해서는 흙에서
불순물을 없애야 할 뿐만 아니라 가마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2~3일 낮은 온도로 굽다가 1,200℃~1,300℃로
온도를 올리기 위해 3일 정도 큰 불을 때야 한다. 도자기를 굽는 가마에 불을 지펴서 1,230℃~1,240℃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데도 쓸 만한 청자가 나오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고 하니 아름다운
비색의 청자를 얻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고려 청자나 조선의 백자는 당시 사람들의 기술 수준을 보여줄
뿐 아니라 문화도 보여 준다.
옆의 그림은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이다. 고려 청자를 대표
하는 도자기로 고려 무신 최우의 무덤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아름다운 비색과 정교한 상감 기법 등이 매우 특징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처음 이 도자기를 본 사람들이 마치 천 마리 학이 날아
다니는 듯하다고 하여 ‘천학 매병’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구름, 학,
연꽃 등과 같은 문양은 고려 시대 청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학은
일반적으로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로, 고려인의 소망을 보여 준다.
또한 도자기 위아래 부분의 연꽃 문양은 불교에서 말하는 평화로운
세상과 깨달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상감 기법
흙으로 그릇을 빚은 후 완전히
건조하기에 앞서 무늬를 파내고
그 자국에 백토나 적토를 메워
초벌구이를 한 후 유약을
발라서 굽는 ‘상감법’은 우리
조상만의 독창적인 방법이다.
국보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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