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ebook
P. 50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소설 | 김나현 | 공룡을 보았어
잖아. 한참을 무서워한 게 억울할 정도로 아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걱정하던 것과 달리 명인은 중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때 만나 처음으
까.’ 로 사랑하게 된 남자와 스무 살이 되어 결혼했다. 동갑인 남편은 교사가 되
명인은 그것이 어떤 말이라도 다시 해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은 더 었다. 명인은 전업 주부로 살았다. 스물다섯에 아들을 낳았고, 아들이 스
이상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던 것처럼 연기처럼 흩 무 살이 되던 해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대학에 간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
어져 사라졌다. 어린 명인은 뚫어져라 그것이 사라진 자리를 보았다. 도대 아오지 않았고, 그때부터 명인은 대학병원 청소 일을 하면서 혼자 지냈다.
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취업을 했고, 한 여자를 소개했다. 그 여자가 지금 자신의
나중에 교사인 남편과 고성에 있는 박물관에 가서 공룡 전시를 보기 전 며느리인 이지였다. 둘은 결혼했다. 그리고 수아가 태어났다.
까지, 명인은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신
이 유령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공룡이었다고 고쳐 말해도 사람들 돌이켜 보니 명인의 삶은, 자신이 열두 살에 두려워하던 미래보다 훨씬 평
은 유령 쪽 이야기를 더 믿어주는 듯 했고, 명인 자신도 유령이 더 그럴 듯 평하고 긴 것이었다. 어릴 적 무서워하던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명인
하다고 점차 믿게 되었다. 그러나 명인은 늘 혼란스러웠다. 정말로 그것은 은 왜 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 일들은 어린 명인
50 공룡이었을까. 명인은 어린 시절 망상이 만들어낸 착각이라 생각하기로 했 이 생각할 수 있는 미래의 전부였는데 어떻게 다른 방향의 미래가 주어질 수 51
다. 있었던 걸까.
명인이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꼭 한 번 다시 만나면 그때는 꿈도 망상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는 다섯 걸음 쯤 떨어진 채 자신을 바라보던 무언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그 전까지는 결코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검사소에 도착하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명인을 맞았다.
*
나이가 들어가면서 명인은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그러나 그것은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꿈도 망상도 아니었다. 수도 있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았지만,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것들 앞에서
는 두려움을 느꼈다.
명인은 문득 그 모든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라도 양성 반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