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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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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Team22-2 박준성 전여울 권지애 김나현 정다현 신은수 신태주 우승희 2021년 코로나19 예술로 기록사업 앤솔러지 작품집 기획 목차 의도 기획의도 03 현대 사회에서 목욕탕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유일한 장소다. 때문 에 목욕탕이 가지는 ‘청결’이라는 이미지의 이면에 ‘친밀’이 있는 것이다. 02 코로나19 이전에 목욕탕은 동네의 사랑방과 다름없었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고, 한 03 시 | 온앤청 외 2편 | 박준성 04 켠에 놓인 TV에 함께 몰입할 친구들이 있는 곳.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이 늘면서 목욕탕은 ‘밀집, 밀폐, 밀접한’ 그러니까 이른바 3밀의 주의를 요하는, 동화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 전여울 12 그러니까 역병 창궐의 중심지로 낙인찍혀버렸다. 전국에서 손님이 끊긴 목욕탕들이 도미노처럼 폐업하고 있다. 아직 살아있는 목욕탕들 희곡 | 떠나야 할 때 | 권지애 22 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목욕탕은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원 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문을 닫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소설 | 공룡을

보았어 | 김나현 34 우리는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 낳은 사각지대인 목욕탕을 주제로 문학을 매개로 잃어버린 일상과 어쩔 수 없이 배제된 목소리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작업후기 56 기획 목차 의도 기획의도 03 현대 사회에서 목욕탕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유일한 장소다. 때문 에 목욕탕이 가지는 ‘청결’이라는 이미지의 이면에 ‘친밀’이 있는 것이다. 02 코로나19 이전에 목욕탕은 동네의 사랑방과 다름없었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고, 한 03 시 | 온앤청 외 2편 | 박준성 04 켠에 놓인 TV에 함께 몰입할 친구들이 있는 곳.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이 늘면서 목욕탕은 ‘밀집, 밀폐, 밀접한’ 그러니까 이른바 3밀의 주의를 요하는, 동화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 전여울 12 그러니까 역병 창궐의 중심지로 낙인찍혀버렸다. 전국에서 손님이 끊긴 목욕탕들이 도미노처럼 폐업하고 있다. 아직 살아있는 목욕탕들 희곡 | 떠나야 할 때 | 권지애 22 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목욕탕은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원 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문을 닫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소설 | 공룡을 보았어 | 김나현 34 우리는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 낳은 사각지대인 목욕탕을 주제로 문학을 매개로 잃어버린 일상과 어쩔 수 없이 배제된 목소리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작업후기 56 온앤청 외 2편 시 04 05 박준성 작가노트 결국 인간이라는 종은 한없이 불리하게 설계됐음을 느낀다. 목욕탕이라는 시설 하나 막혔을 뿐인데 이토록 쓸쓸하다. 온앤청 외 2편 시 04 05 박준성 작가노트 결국 인간이라는 종은 한없이 불리하게 설계됐음을 느낀다. 목욕탕이라는 시설 하나 막혔을 뿐인데 이토록 쓸쓸하다.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온앤청 온앤청 - 고향의 가장 큰 목욕탕 온앤청을 아냐고요? 도시의 모든 사람이 모여 내가 아는 목욕탕 중에 최고였어요. 몸을 담갔어요. 꼬맹이들은 다름을 배웠고 사람들이 왜 목욕탕을 가냐고요? 어른들은 먼 곳을 보는 시야가 생겼죠. 글쎄요? 15년 동안 운영한 5층짜리 목욕탕을 폐업했을 때 머리 감을 목(沐) 주인은 문득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06 07 몸을 씻을 욕(浴). 말이 참 깨끗해요. 오지 않는 사람 계속 돌아가는 보일러 근데 요즘 목욕판에서 사람 바보 만드는 게 뭔 줄 아세요? 자꾸 밀리는 월급 코로나가 끝날 것 같다는 희망 어쩌겠어요. 모두가 다 겪는 일인데 쓰읍- 하- 이 사람이 주인 맞냐구요? 온탕과 냉탕 사이 네. 맞네요. 그 안에 인생이 있었죠. 영화 「타짜」의 첫 장면과 김혜수의 대사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온앤청 온앤청 - 고향의 가장 큰 목욕탕 온앤청을 아냐고요? 도시의 모든 사람이 모여 내가 아는 목욕탕 중에 최고였어요. 몸을 담갔어요. 꼬맹이들은 다름을 배웠고 사람들이 왜 목욕탕을 가냐고요? 어른들은 먼 곳을 보는 시야가 생겼죠. 글쎄요? 15년 동안 운영한 5층짜리 목욕탕을 폐업했을 때 머리 감을 목(沐) 주인은 문득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06 07 몸을 씻을 욕(浴). 말이 참 깨끗해요. 오지 않는 사람 계속 돌아가는 보일러 근데 요즘 목욕판에서 사람 바보 만드는 게 뭔 줄 아세요? 자꾸 밀리는 월급 코로나가 끝날 것 같다는 희망 어쩌겠어요. 모두가 다 겪는 일인데 쓰읍- 하- 이

사람이 주인 맞냐구요? 온탕과 냉탕 사이 네. 맞네요. 그 안에 인생이 있었죠. 영화 「타짜」의 첫 장면과 김혜수의 대사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성심 성심 - 가장 보통의 목욕탕 보글보글 도마 같은 테이블 위 탕이 끓는다. 어색하게 맡긴 말캉한 몸을 뒤집는 청년 찌뿌둥한 몸을 녹이는 온기 라이트 버전의 지옥과 푹. 우러나는 피로 뭉게뭉게 도원향의 체험판이 섞인 거기에 조금의 지겨움을 곁들인 코스 반대편에서 08 09 한 아이가 처음으로 반어법을 배운다. 오늘도 재료의 양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역시 솔의 눈 등밀이 기계에 기대어 애써 죽은 피부를 벗겨내는 북적이던 평상에 홀로 앉아 반백의 노인 이발의자에 앉아 잠든 이발사의 2년째 심심함을 가늠해 본다. 날카롭고 시린 폭포수에 뭉친 어깨를 난자당하는 아저씨 불안한 듯 혼자 말하는 뉴스에 사우나의 분홍색 모래가 쏟아져 내리자 딱히 중요한 소식은 나오지 않는다. 팡팡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성심 성심 - 가장 보통의 목욕탕 보글보글 도마 같은 테이블 위 탕이 끓는다. 어색하게

맡긴 말캉한 몸을 뒤집는 청년 찌뿌둥한 몸을 녹이는 온기 라이트 버전의 지옥과 푹. 우러나는 피로 뭉게뭉게 도원향의 체험판이 섞인 거기에 조금의 지겨움을 곁들인 코스 반대편에서 08 09 한 아이가 처음으로 반어법을 배운다. 오늘도 재료의 양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역시 솔의 눈 등밀이 기계에 기대어 애써 죽은 피부를 벗겨내는 북적이던 평상에 홀로 앉아 반백의 노인 이발의자에 앉아 잠든 이발사의 2년째 심심함을 가늠해 본다. 날카롭고 시린 폭포수에 뭉친 어깨를 난자당하는 아저씨 불안한 듯 혼자 말하는 뉴스에 사우나의 분홍색 모래가 쏟아져 내리자 딱히 중요한 소식은 나오지 않는다. 팡팡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사보이 사보이 - 고향의 가장 허름한 목욕탕 대충 망해버린 주인은 차라리 확! 입구 카운터에서 멍하니 망했어야 하는데. 작은 창 어설프게 망해버린 탓에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철거 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 무심하게 지나가는 차 몇 대와 밤이 되자 매일 보는 색바랜 아스팔트 주인은 비좁은 카운터를 벗어나 10 11 교회와 모텔 건물 영업종료 팻말을 건다. 저번주에는 목욕비를

낮췄다가 김치에 적당히 끼니를 때우고 어제는 목욕비를 더 올렸지만 질척이는 목욕탕을 나서다 네댓 중 하나를 만난다. 이 큰 사건은 조용히 묻혔다. “이모야 장사 아하고 어디가니껴?” 새벽에 근처 식당 주인이 목욕을 끝내고 불평을 쏟아냈다. “아. 내 저짜 골프장에 알바 하러 가니더” 아무래도 여탕의 때밀이는 네댓 남은 손님을 모두 잃고 제 발로 떠날 것 같다. “몬산다 몬살아 진짜. 이 마하꺼 뭔 세상이 일로”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시 | 박준성 | 사보이 사보이 - 고향의 가장 허름한 목욕탕 대충 망해버린 주인은 차라리 확! 입구 카운터에서 멍하니 망했어야 하는데. 작은 창 어설프게 망해버린 탓에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철거 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 무심하게 지나가는 차 몇 대와 밤이 되자 매일 보는 색바랜 아스팔트 주인은 비좁은 카운터를 벗어나 10 11 교회와 모텔 건물 영업종료 팻말을 건다. 저번주에는 목욕비를 낮췄다가 김치에 적당히 끼니를 때우고 어제는 목욕비를 더 올렸지만 질척이는 목욕탕을 나서다 네댓 중 하나를 만난다. 이 큰 사건은 조용히 묻혔다. “이모야 장사 아하고 어디가니껴?” 새벽에 근처

식당 주인이 목욕을 끝내고 불평을 쏟아냈다. “아. 내 저짜 골프장에 알바 하러 가니더” 아무래도 여탕의 때밀이는 네댓 남은 손님을 모두 잃고 제 발로 떠날 것 같다. “몬산다 몬살아 진짜. 이 마하꺼 뭔 세상이 일로”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동화 12 13 전여울 작가노트 마스크는 여전히 불편하고 귀찮지만, 마스크로 인해 벌어지는 귀여운 일들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작품을 읽은 분들이 수아와 예은이를 통 해 한 번 쿡 하고 웃어주시면 바랄 게 없겠다.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동화 12 13 전여울 작가노트 마스크는 여전히 불편하고 귀찮지만, 마스크로 인해 벌어지는 귀여운 일들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작품을 읽은 분들이 수아와 예은이를 통 해 한 번 쿡 하고 웃어주시면 바랄 게 없겠다.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마스크걸 었다. 엄마는 내가 몸을 긁느라 낸 상처들을 보고 얼굴이 새하얗게 되어서 는 곧장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 나는 아토피라 목욕탕 가기 대작전 는 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아토피는 타고나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던 내게 그

진단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좋아지기만 해요? 완치되진 않고? 아토피 걸린 애들 보면 계속 피부가 ‘제발, 오지 마라.’ 안 좋던데. 나도 그렇게 되는 거냐고요.” 나는 막 욕탕으로 들어온 아이를 보며 속으로 빌었다. 아이는 하얀 마스 “어, 어……그게.” 크 쓴 채 야무지게 샤워를 했다. 능숙하게 마스크만 피해 물줄기를 맞는 게 “뭐야, 왜 말을 못 해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샤워를 끝낸 아이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엄마는 나를 안아주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내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 가 하더니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아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냉탕 았다. 한참을 엄마의 품 안에서 몸을 버둥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눈물, 한구석으로 들어가 숨었다. 콧물을 닦느라 휴지 한 통을 거의 다 쓰고 나서야, 엄마의 손을 잡고 병원 ‘제발, 제발 여기로는 오지 마.’ 14 에서 나올 수 있었다. 15 아이는 내 바람과는 반대로 냉탕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왔다. 아이 “그래도 꾸준히 치료받아서 정말 다 낫는 사람도 있대.” 의 동그란 발가락이 냉탕에 담가졌을 때, 나는 눈을 꼭 감고 말았다. 엄마는 내 등에 연고를

발라주며 말했다. 연고가 등에 퍼져나가는 미끈거 하얀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난 그 애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아까 탈의 리는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진짜, 진짜 그러면 좋겠다”하고 중얼거렸다. 실에서 옷을 벗을 때, 잠시간 그 애의 마스크가 벗겨진 걸 보았기 때문이었 다. 아이의 정체는 3학년 2반 황예은. 나와 같은 반인 애였다. 그 이후로 학교 숙제를 잊을지언정, 아토피 연고를 바르는 건 절대 잊지 나는 쓰고 있던 검은 마스크를 눈 바로 밑까지 올리고 황예은에게서 등을 않았다. 하지만 아토피는 나을 기미가 없었다. 내 몸엔 자연스레 울긋불긋 돌렸다. 혹시나 황예은이 내 이름을 부를까 봐서 몸이 절로 웅크려졌다. 한 자국과 하얀 피부 각질, 긁느라 생긴 피딱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 에 시간이 갈수록 하지 못하는 것들이 늘어갔다. “네, 아토피입니다. 먹는 약 꾸준히 챙겨 먹고 바르는 약도 잘 발라주면 워터파크 가기, 바닷가 놀러 가기, 민소매 옷 입기, 짧은 바지 입기. 무언 지금보다 좋아질 거예요.” 가 하나씩 포기할 때마다 서러운 마음에 코를 훌쩍였지만, 그중에서도 나 모기에 물렸나 싶은 정도의 간지러운 증상이 심각해진 건 순식간의 일이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마스크걸 었다. 엄마는 내가 몸을 긁느라 낸 상처들을 보고 얼굴이 새하얗게 되어서 는 곧장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 나는 아토피라 목욕탕 가기 대작전 는 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아토피는 타고나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던 내게 그 진단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좋아지기만 해요? 완치되진 않고? 아토피 걸린 애들 보면 계속 피부가 ‘제발, 오지 마라.’ 안 좋던데. 나도 그렇게 되는 거냐고요.” 나는 막 욕탕으로 들어온 아이를 보며 속으로 빌었다. 아이는 하얀 마스 “어, 어……그게.” 크 쓴 채 야무지게 샤워를 했다. 능숙하게 마스크만 피해 물줄기를 맞는 게 “뭐야, 왜 말을 못 해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샤워를 끝낸 아이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엄마는 나를 안아주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내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 가 하더니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아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냉탕 았다. 한참을 엄마의 품 안에서 몸을 버둥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눈물, 한구석으로 들어가 숨었다.

콧물을 닦느라 휴지 한 통을 거의 다 쓰고 나서야, 엄마의 손을 잡고 병원 ‘제발, 제발 여기로는 오지 마.’ 14 에서 나올 수 있었다. 15 아이는 내 바람과는 반대로 냉탕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왔다. 아이 “그래도 꾸준히 치료받아서 정말 다 낫는 사람도 있대.” 의 동그란 발가락이 냉탕에 담가졌을 때, 나는 눈을 꼭 감고 말았다. 엄마는 내 등에 연고를 발라주며 말했다. 연고가 등에 퍼져나가는 미끈거 하얀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난 그 애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아까 탈의 리는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진짜, 진짜 그러면 좋겠다”하고 중얼거렸다. 실에서 옷을 벗을 때, 잠시간 그 애의 마스크가 벗겨진 걸 보았기 때문이었 다. 아이의 정체는 3학년 2반 황예은. 나와 같은 반인 애였다. 그 이후로 학교 숙제를 잊을지언정, 아토피 연고를 바르는 건 절대 잊지 나는 쓰고 있던 검은 마스크를 눈 바로 밑까지 올리고 황예은에게서 등을 않았다. 하지만 아토피는 나을 기미가 없었다. 내 몸엔 자연스레 울긋불긋 돌렸다. 혹시나 황예은이 내 이름을 부를까 봐서 몸이 절로 웅크려졌다. 한 자국과 하얀 피부 각질, 긁느라 생긴 피딱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 에

시간이 갈수록 하지 못하는 것들이 늘어갔다. “네, 아토피입니다. 먹는 약 꾸준히 챙겨 먹고 바르는 약도 잘 발라주면 워터파크 가기, 바닷가 놀러 가기, 민소매 옷 입기, 짧은 바지 입기. 무언 지금보다 좋아질 거예요.” 가 하나씩 포기할 때마다 서러운 마음에 코를 훌쩍였지만, 그중에서도 나 모기에 물렸나 싶은 정도의 간지러운 증상이 심각해진 건 순식간의 일이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를 제일 슬프게 했던 건 바로 목욕탕에 갈 수 없단 사실이었다. 마스크걸은 무슨, 이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내심 그 호칭이 마음에 들었 혼자서 날 키우느라 늘 바쁜 엄마와 주말마다 갔던 목욕탕. 엄마와 함께 다. 그래서 목욕탕에 가는 길에도 속으로 ‘마스크걸이 출동하신다!’라고 냉탕에서 놀고, 때도 뽀득뽀득 밀고, 끝나면 시원한 바나나 우유를 한 잔 씩씩하게 들어왔건만. 같은 반 애라니. 그건 내 작전에는 없는 일이었다. 을 했던 게…… 내겐 너무 소중한 일상이라, 그걸 포기하는 건 정말이지 어 려운 일이었다. 나는 혹시나 황예은이 나를 알아보고, 반 친구들에게 내 피부가 얼룩덜 “수아가

가고 싶으면 가자. 엄마는 수아의 피부가 어떻건 수아가 원하면 룩하더라고 말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안 씻어서 그런 게 아닌데…… 같이 목욕탕 가고 싶어.” 간혹 피부에서 하얀 각질이 떨어진다고 더럽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 엄마는 목욕탕의 누구도 내 병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만, 도 했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갈 때마다 마주쳤던 목욕탕 단골 아주머니들이 몸이 ‘제발, 황예은 나를 보지 마, 그리고 내 곁에 오지도 마.’ 어쩌다 이렇게 됐니, 어디 아프니 라고 묻는 게 머릿속에서 불 보듯 뻔히 황예은이 어떤 애인지는 같은 반이면서도 알지 못했다. 노는 무리가 완전 그려졌으니까. 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황예은이 나를 알아보는 게 더 무 16 “싫어, 안 갈래.” 섭게 느껴졌다. 17 그렇게 엄마와 목욕탕에 가지 않은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엄마는 내게 자 ‘만약 남 이야기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애면 어떡하지?’ 신의 어른용 검정 마스크를 씌워주며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한창 신경이 곤두서있을 때였다. 황예은이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내게 “수아야,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목욕탕에서도 마스크를 다 쓰고 다닌대. 다가왔다.

나는 그 모든 게 착각이길 바랐지만, 황예은은 분명히 내 곁으 그러니까 우리도 마스크 쓰고 목욕탕에 가보는 건 어떨까? 매번 가던 데 로 다가오고 있었다. 말고 아예 옆 동네로 가면 정말 아무도 수아를 알아보지 못할 거야.” 나는 마스크가 푹 젖을 정도로 얼굴 반을 물에 담그면서까지 황예은을 피 제법 그럴싸한 제안이었다. 나는 고민 끝에 옆 동네가 아닌, 옆옆 동네로 했다. 코까지 물에 담그자, 머리카락이 물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자른 지 가는 것으로 엄마와 합의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 주말에 함께 목욕탕에 이틀도 안 된 단발머리였다. 긴 머리는 먼지도 많이 붙고 머리의 기름기가 가기로 했다. 등에 닿으면 염증이 더 생길 수 있다고 해 자른 머리였다. “이렇게 사람들 눈을 피해 뭘 하려고 하니까 우리 꼭 작전 요원 같다. 그 ‘아직도 내가 짧은 머리라는 게 익숙하지가 않네. 학교 다니는 내내 반에 치, 수아야. 아니 수아가 아니라 마스크걸!” 서 제일 긴 머리 하면 나였는데…… 잠깐, 황예은은 내가 머리를 자른 지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를 제일 슬프게 했던

건 바로 목욕탕에 갈 수 없단 사실이었다. 마스크걸은 무슨, 이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내심 그 호칭이 마음에 들었 혼자서 날 키우느라 늘 바쁜 엄마와 주말마다 갔던 목욕탕. 엄마와 함께 다. 그래서 목욕탕에 가는 길에도 속으로 ‘마스크걸이 출동하신다!’라고 냉탕에서 놀고, 때도 뽀득뽀득 밀고, 끝나면 시원한 바나나 우유를 한 잔 씩씩하게 들어왔건만. 같은 반 애라니. 그건 내 작전에는 없는 일이었다. 을 했던 게…… 내겐 너무 소중한 일상이라, 그걸 포기하는 건 정말이지 어 려운 일이었다. 나는 혹시나 황예은이 나를 알아보고, 반 친구들에게 내 피부가 얼룩덜 “수아가 가고 싶으면 가자. 엄마는 수아의 피부가 어떻건 수아가 원하면 룩하더라고 말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안 씻어서 그런 게 아닌데…… 같이 목욕탕 가고 싶어.” 간혹 피부에서 하얀 각질이 떨어진다고 더럽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 엄마는 목욕탕의 누구도 내 병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만, 도 했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갈 때마다 마주쳤던 목욕탕 단골 아주머니들이 몸이 ‘제발, 황예은 나를 보지 마, 그리고 내 곁에 오지도 마.’ 어쩌다 이렇게 됐니, 어디 아프니 라고 묻는 게

머릿속에서 불 보듯 뻔히 황예은이 어떤 애인지는 같은 반이면서도 알지 못했다. 노는 무리가 완전 그려졌으니까. 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황예은이 나를 알아보는 게 더 무 16 “싫어, 안 갈래.” 섭게 느껴졌다. 17 그렇게 엄마와 목욕탕에 가지 않은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엄마는 내게 자 ‘만약 남 이야기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애면 어떡하지?’ 신의 어른용 검정 마스크를 씌워주며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한창 신경이 곤두서있을 때였다. 황예은이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내게 “수아야,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목욕탕에서도 마스크를 다 쓰고 다닌대. 다가왔다. 나는 그 모든 게 착각이길 바랐지만, 황예은은 분명히 내 곁으 그러니까 우리도 마스크 쓰고 목욕탕에 가보는 건 어떨까? 매번 가던 데 로 다가오고 있었다. 말고 아예 옆 동네로 가면 정말 아무도 수아를 알아보지 못할 거야.” 나는 마스크가 푹 젖을 정도로 얼굴 반을 물에 담그면서까지 황예은을 피 제법 그럴싸한 제안이었다. 나는 고민 끝에 옆 동네가 아닌, 옆옆 동네로 했다. 코까지 물에 담그자, 머리카락이 물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자른 지 가는 것으로 엄마와 합의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 주말에 함께 목욕탕에 이틀도 안 된 단발머리였다. 긴 머리는 먼지도 많이 붙고 머리의 기름기가 가기로 했다. 등에 닿으면 염증이 더 생길 수 있다고 해 자른 머리였다. “이렇게 사람들 눈을 피해 뭘 하려고 하니까 우리 꼭 작전 요원 같다. 그 ‘아직도 내가 짧은 머리라는 게 익숙하지가 않네. 학교 다니는 내내 반에 치, 수아야. 아니 수아가 아니라 마스크걸!” 서 제일 긴 머리 하면 나였는데…… 잠깐, 황예은은 내가 머리를 자른 지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모를 텐데. 그럼 정말 날 몰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뭐 하라고 자기 혼자 때를 밀겠다는 걸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황예은은 어느새 내 바로 앞까지 서 있었다. 엄마 때문에 난 심통에 볼이 부풀어 올랐다. 볼이 풍선처럼 빵빵해진 내 황예은은 가만히 나를 보더니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러더니……물장구를 게 황예은은 온탕을 가리키며 말을 걸었다. 쳐 내 몸에 물을 끼얹었다. “같이 들어갈래?” “엉?” 나는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뜨 황예은은 굳어버린 내 몸에

계속해서 가볍게 물을 끼얹었다. 나는 한참을 거운 탕에서 우리는 더는 물싸움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란히 앉아 뜨거운 가만히 있다가, 나만 물을 맞은 게 억울해 황예은에게 똑같이 물을 끼얹었다. 물속에 몸을 녹이는 시간을 즐겼다. 가만히 있을 뿐인데도 왜 이리 즐거운 “오호?” 기분이 드는 지 모를 일이었다. 서로에게 뿌리는 물의 양은 빠르게 불어났다. 한 손이 양손이 되고, 물을 한창 눈을 감고 즐기고 있는데, 누군가 내 볼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때를 뿌리는 속도 역시 속도가 붙어갔다. 밀고 뽀얗게 된 엄마였다. “그만!” “이제 엄마랑 비누칠하고 가자.” 18 물싸움을 보다 못한 엄마가 내 어깨를 붙들었다. 엄마는 더는 소란을 일 황예은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 봐도 좋다는 말 같 19 으키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는 머쓱한 마음에 머리를 숙였다. 그건 았다. 황예은도 마찬가지였다. 엄마와 장난치며 비누칠을 하는 건 여느 때처럼 즐거웠지만, 황예은과 더 “애들은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 대신 애들아, 아까까지 재밌게 논 거 같 같이 있을 수 없단 게 아쉽게 느껴졌다. 으니 이젠 그만해라.” ‘만약 내가 황예은에게 나 너랑

같은 반인 이수아라고 밝히면……그땐 나 양손에 때밀이 타올을 낀 속옷 차림의 할머니가 말했다. 이 목욕탕에 세 랑 또 같이 목욕탕에서 놀아줄까?’ 신사로 일하시는 분인 듯했다. 엄마는 나대신 고개를 숙여 세신사 할머니 나는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 마스크를 벗고 황예은과 목욕탕에서 노는 모 에게 사과를 건넸다. 습을 떠올려보았다. 하지만 상상을 끝내는 동시에 고개를 도리질했다. “미안하면, 때나 한 번 시원하게 밀든가.” ‘아냐, 내 피부가 이렇다는 거 쟤는 끝까지 모르는 게 나아. 애초에 나인 넉살 좋은 할머니의 말에 엄마는 단숨에 때를 미는 곳에 몸을 올렸다. 걸 모르고 논 거였잖아.’ ‘우리 엄마 때 민 지 오래돼서 다 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그동안 난 엄마와 마지막 샤워를 끝내고 집으로 갈 준비를 할 때였다. 어느새 편한 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모를 텐데. 그럼 정말 날 몰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뭐 하라고 자기 혼자 때를 밀겠다는 걸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황예은은 어느새 내 바로 앞까지 서 있었다. 엄마 때문에 난 심통에 볼이 부풀어

올랐다. 볼이 풍선처럼 빵빵해진

프로젝트 정보

고객사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제작연도
2019
산업분야
custom-order
문서유형
전자책
조회수
2,730

설명

레거시 시스템에서 마이그레이션됨 (카테고리: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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