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인천대 문학상 수상작품집 전체 도비라 차 례 심사평 7 심사경위 29 시 총장상 박준이 수상소감 35 쌍둥이자리 37 객사(客思) 39 그녀 41 학장상 윤주현 수상소감 43 막내 딸 45 배변 활동에 관한 입장문 47 23호 뉴트럴톤의 브러쉬 빠는 날 49 소설 총장상 박수빈 수상소감 53 곰곰이 55 학장상 윤예진 수상소감 103 소양증 105 학장상 박현인 수상소감 121 배반 123 비평 총장상 이지연 수상소감 133 불안과 안도 사이 135 학장상 김혜수 수상소감 151 완벽한 외관 아래 감춰진 모순 153 학장상 김민영 수상소감 169 방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헬멧F가 된다 171 극예술 총장상 오예진 수상소감 179 자유의 철장, 수족관 181 학장상 신나라 수상소감 201 가시,可視 203 심사위원 김 언 시인 「숨쉬는 무덤」 외 저서 17권 출간 1998년 시와 사상 등단 2007년 제19회 봉생청년문학상 수상 2009년 제9회 미당문학상 수상 2018년 시집 「숨쉬는 무덤」 출간 시 부문 7 시 부문 심사평 - 달리 보기 위해서도 오래 보아야 한다 올해 인천대 문학상 시 부문에는 예년보다 다소 적은 인원 (14명)이 응모하였다.
응모한 인원수는 줄었으나,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른 수준의 작품이 많이 보여서 반가웠다. 알다시피 시는 언어예술이다. 언어예술이기에 남들과 다른 언 어로 남들과 다른 사유와 정서를 담아내는 것이 관건으로 남 는다. 다르게 말하기 위해서도 우선은 다르게 보는 시선을 길 러야 하며, 다르게 보는 시선은 시에 담길 대상을 얼마나 끈질 기게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늘상 보아오던 것을 다르게 보 기 위해서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 번 더 들여다보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질문 하기다. 질문을 동반하는 시선은 질문의 대상을 자꾸 들여다 8 심사평 보고 계속 들여다보게 한다. 계속 들여다보는 과정 끝에 다르 게 보는 시선이 탄생하고 다르게 말하는 시가 탄생한다는 사실 을 상기하면서 응모작들을 읽어나갔다. 오래 보기이자 달리 보 기로서의 시를 만나기 위한 독해 끝에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은 다음과 같다. 「어색한 여름」 외 2편 「꽃거름」 외 2편 「어린 여름」 외 2편 「고래의 정원」 외 2편 「막내딸」 외 2편 「쌍둥이자리」 외 2편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어색한 여름」 외 2편은 표제작에서
따뜻한 정서로 가족애를 그려내는 솜씨가 소박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함께 응모한 시편 들로 넘어와서는 소박함이 지나쳐 단순한 메시지만 남는 점이 아쉬웠다. 「꽃거름」 외 2편은 표제작에서 누가 누굴 탓할 수 없는 계절 의 흐름이자 자연의 섭리를 따뜻하게 품어 안는 세계가 눈에 띄 었다. 그러나 같이 응모한 시편들에서 감정이나 생각이 구체적 인 이미지를 동반하지 않은 채 직접적으로 표출되면서 시의 형 상화에 실패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시 부문 9 「어린 여름」 외 2편은 대상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시상을 풀 어나가는 솜씨가 안정감을 주지만, 시편마다 뒤로 갈수록 사유 의 힘이 떨어지면서 시적 긴장도가 풀어지는 점이 아쉬웠다. 차 근차근 말하는 훈련을 계속하되, 시적 대상에 대해 사유를 더 깊이 쌓는 시간을 함께 가졌으면 하는 주문을 남긴다. 「고래의 정원」 외 2편은 표제작에서 ‘고래의 정원’이라는 상 상의 공간을 상정하여 시상을 펼치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왜 하필 다른 정원도 아니고 ‘고래의 정원’을 상상했을까 했을 때,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상상의 기반 이 허술하면 상상이 아니라 가상의
세계에 그치고 만다는 점을 짚어둔다. 응모한 작품들의 수준차가 큰 점도 아쉬움으로 남겨 둔다. 「막내딸」 외 2편은 표제작에서 질퍽한 경상도 사투리에 얹어 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화자의 마음이 인상적으로 표출된 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처럼 간절한 발화가 이 뤄지는지를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함께 응모한 「배변 활동에 관 한 입장문」은 제재 선택이 흥미롭게 다가왔으나, 시의 주된 정 황에 해당하는 행위(집에서의 배변 행위)가 과연 입장문을 내야 할 만큼 큰 잘못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23호 뉴트럴톤의 브러쉬 빠는 날」 역시 흥미로운 제재를 채택 했으나, 결과적으로 특이한 장면의 나열에 그치고 있는 점이 아 쉬웠다. 10 심사평 「쌍둥이자리」 외 2편은 표제작만 놓고 보면 올해 응모작 중 에서 시적 형상화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움의 대상인 ‘너’를 나와 똑같으나 나와 닿지 않 는 곳에 위치한 쌍둥이자리 별에 빗대어 형상화하는 솜씨가 발 군이다. 한편으로 다소간 낭만적인 멋에 빠져 있는 듯한 시 세 계와 더불어, 응모한 작품 간의 편차가 보이는 점이 마지막까지 확신을 줄 수 없는 요소로
남았다. 이상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격려의 뜻을 조금 더 담아서 「쌍둥이자리」 외 2편을 최종 총장상으로 선정하고, 이어서 「막 내딸」 외 2편을 학장상으로 선정하였다. 총장상과 학장상에 오른 두 분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아깝게 입상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입상 여부와 상관없이 문학에 뜻을 두고 계속해서 시의 길을 열어갔으면 하 는 바람을 덧붙인다. 거듭 말하지만, 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 고 보는 자에게만 겨우 말을 들려준다. 다른 말이면서 끝까지 남는 말을 들려준다. 심사위원 김미월 소설가 「두 번의 자화상」 외 소설집 다수 출간 2004년 신춘문예 당선 2010년 제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2011년 제29회 신동엽 창작상 수상 2012년 제3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2013년 제4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2014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수상 2018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 소설 부문 13 소설 부문 심사평 먼저 소설을 구상하고, 집필하고, 지난한 퇴고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투고하기까지 온갖 열정을 쏟았을 응모자 여러분께 먼 저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해에 비해 응모작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선뜻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드물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애정을 담아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소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아무 이야기나 그저 붓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쓰는 글이 아니다. 작 가의 의도에 맞게 신중히 선택되고 조합되고 변주되고 가공되 는 매우 인위적인 글이 소설이다. 붓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쓰 인 작품도 실은 ‘붓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쓰인 것처럼 보이도 록’ 철저히 계산한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계산에 의해 불 필요한 부분은 버리고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좋은 소설이 갖추어야 할 첫째 조건일 것이다. 14 심사평 대부분의 응모작이 첫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소설은 일 기가 아니다. 소설은 회고담이 아니다. 에피소드의 단순한 기록 도 결코 아니다. 특정한 기억이나 오래 품고 있던 생각, 특정한 에피소드를 소설로 쓰고자 하는 시도 자체는 물론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것들이 그럴듯한 소설이 되려면 플롯이 필요하다. 소 설의 처음과 중간과 끝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인물들의 관계 를 어떻게 설정하고 사건들은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서사의 어 느 대목에 집중하고 어느 부분을 숨길 것인지 등 짜임새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그 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기술한 글은 작가 자신에 게야 창작의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을지언정, 그리고 물 론 그것도 충분히 값진 일이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독자의 호 기심을 자극하고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작품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할 확률이 높다. 「배반」은 인상적인 도입부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 공한 작품이다. 엄마에 대한 전적인 경애, 그리고 그것과는 결 이 다른 아빠에 대한 복잡다단한 애증이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도입부 이후 작가는 떠오르는 대로 이 사람 이야기, 저 사람 이야기, 이 기억 저 기억을 두서없이 나열한다. 거기에는 어떤 필연성도 없고 미학적 고려도 없다. 물론 생각이 라는 것 자체가 원래 두서없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소설에는 질 서가 있어야 한다. 독자는 정리된 세계, 코스모스를 원하기 때 문이다. 내용뿐 아니라 구성에서도 프롤로그, NOT IN MY 소설 부문 15 BACKYARD, 모두의 이야기, 운명, 이렇게 소제목을 가진 4개 의 장으로 나뉘는데, 이미
분량이 짧은 글을 다시 여럿으로 구 획하여 글이 더욱 파편화되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선택된 이야기를 관념적으로 기술하 기보다 에피소드로 만들어 장면화해보자. 그렇게 할 때 서사가 요연하게 정리되고 인물에도 사건에도 생동감이 깃들 것이다. 「소양증」은 원인 불명의 알레르기로 고통 받는 화자가 친하 게 지냈던 동생 윤혜의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하기까지의 과정 을 담은 소설이다. 맥락도 없이 죽어가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꿈속의 영화 장면처럼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지금 우리 사회 에 만연해 있는 여성 혐오 범죄들을 총체적으로 연상시키는 이 소설은 시의성 있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일단 눈 에 띈다. 동시에 그럼에도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 화자의 차분한 심리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섬세하게 조탁한 문장들, 과거와 현재 의 자연스러운 전환, 등장인물의 낭비 없는 활용에서 이 작가의 탄탄한 기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해수욕장 앞 카페에 서 윤혜에게 엽서를 쓰는 마지막 장면이 마치 결말을 위한 결말 인 듯 도식적이다. 예측 가능한 결말, 이미 어딘가에서 익숙하 게 보아온
듯한 진부한 마무리는 여타의 장점들을 단번에 무화 시켜버릴 만큼 치명적인 결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언급할 작품 「곰곰이」는 세기말적 상상력을 동력 으로 삼고 SF의 단골 요소들로 무장한 소설이다. 분량이 장장 16 심사평 원고지 180매에 이르는 이 작품은 코로나 이후 원인 불명의 괴 질(怪疾)과 좀비 바이러스와 연속되는 의문사 등 인류의 운명 과 직결되는 난제들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자 해나의 시선을 따라간다. 작가는 자신이 무엇을 쓰고자 하는지 명확하 게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서사가 돌출부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 고 플롯에도 빈틈이 없다. 도입부에서부터 인간의 뇌를 최대 출 력으로 사용하게 하여 결국 폭파시킴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 는 ‘어떤 생각’이 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을 작 품 끝까지 끌고 간 촘촘한 스토리텔링 자체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무엇보다 빛나는 지점은 이 소설의 결말이다. 해 나와 인공지능 웅이의 교감, 우정 혹은 애정을 통해 입증해낸 ‘어떤 생각’의 정체는 자칫 뻔해질 수도 있었을 소설의 메시지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다만 한 가지, 소설의 배경인 근미래 사회 의 디테일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이 작가 라면 다음 작품에서 그 정도쯤이야 능히 극복해내리라 믿는다. 「곰곰이」를 총장상으로, 「소양증」을 첫 번째 학장상으로, 「배 반」을 두 번째 학장상으로 선정한다. 이외 모든 응모자들께 진 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심사위원 정은경 문학평론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지도의 암실」 외 평론집 다수 출간 2013년 세계일보 신춘 문예 평론 당선 비평 부문 19 비평 부문 심사평 이번 공모전에 응모한 평론들은 다채로웠다. 세 편의 소설평 과 세 편의 영화평, 한 편의 연극평은 대체로 청년다운 패기와 활기를 가지고 작품에 대한 열정어린 이야기를 펼쳐보여주었다. 대상 텍스트가 다른 만큼 논의의 범주나 빛깔도 달랐으나, 이 들이 모두 청년인 자신의 일상과 현실에서 텍스트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공통된다. 이러한 ‘자신의 관점’이야말로 전쟁과 위기가 널려있는 험난한 시절을 건너는 우리 시대의 희망일 수 있겠다는 위로는 값지다. 유일한 연극평 「방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헬멧 F가 된다」 는 연극 에 대한 비평문이다. ‘하얀 헬멧’이라는 상징 이 어떻게 폭력의 맥락을 다루고 있는지를 다각적으로 보여주 고 있는 글이다. 4개의 공연과
무대 장치, 백골단, 학생, 고립된 아이, 구조대원의 관점이 어떻게 무대 공간의 분할로 이어지는 20 심사평 지, 그리고 이야기의 동시성과 제한성으로 연출되는지를 논리 적으로 분석하면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솜씨가 흥미롭다. 연극과 주제에 대한 필자의 애정 또한 주목할만하다. 다만 비 평문이 본격적 평론이라기에는 다소 짧다는 것이 아쉽다. 「당신의 편견은 안녕하십니까?」는 최제훈의 소설 「괴물을 위 한 변명」과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있는 평문이다. 『프랑켄슈타인』에 대해 대중이 괴물의 이름을 박사와 혼동하게 되는 지점, 괴물이 사실 박사의 분신이라는 점, 마녀 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실 실제 인간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 는 수단이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우리 안에 여전히 존재하 는 ‘편견’과 ‘혐오’를 환기시키고 있는 이 글은 혐오문화에 침윤 된 우리 일상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다만, 텍스트에 대한 해석 과 우리 일상과의 관련성을 좀더 보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 는다. 「완벽한 외관 아래 감춰진 모순」은 장강명의 장편 『표백』에 대한 평론이다. ‘큰 꿈’을 허용하지 않는 표백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N포 세대를 살아가는 청년 현실을
환기시키고, 이것이 세 대간 갈등과 공감능력의 부족 등과 관련시키고 있는 부분이 설 득력이 있다. 다만, ‘작품 개괄’ ‘작품 해설’과 같은 장제목은 비 평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우주에서 하나뿐인 한아」는 정세랑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에 대한 비평문이다. 이 평문은 경어체로 씌어졌는데 텍스트에 비평 부문 21 대한 애정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글이다. 특히 작품의 경민, 한 아의 관계를 통해 사랑의 신비와 위대함을 흥미롭게 드러내고 있는 지점들이 돋보인다. 다만 대상 텍스트와 작가에 대해 명시 하지 않고 다소 주관적인 감상 흐름으로 일관한 것은 아쉽다. 「완전한 타인과 불완전한 공존」은 애니메이션 에 대한 비평이다.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의 이민 2세라는 정체성 에 주목하여,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원소 종족의 갈등을 시각 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로우며 설득력이 있다. 다만 ‘적막한 차별’ ‘ 이 사랑받는 이유’ 등과 같은 장제목 은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나약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법」은 영화 에 대 한 평론이다. 인물에 대한 분석 포인트나 주제의식이 적절하며 설득력이 있다.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적
폭력에 대한 질문 또한 설득력이 있다. 다만, 장제목 ‘인물분석’ ‘붉은색의 불’을 좀 더 구체적이고 매끄럽게 다듬고 흐름과 문장을 좀 더 집약 적으로 퇴고할 필요가 있다. 「불안과 안도 사이」는 영화 에 대한 평론이다. 중년 여성 감독의 시네마 시간여행을 다룬 가 가진 문제의 식의 무게를 충분히, 진지하게 잘 다루고 있는 수작이다. 장의 구분과 구성이 적절하고, 완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꿈’을 가 꿔나가는 ‘노력’의 소중함 등에 대한 이야기 등이 영화 텍스트 못지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다소 진부한 장제목 등은 좀 더 22 심사평 임팩트 있는 내용으로 수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지만, 전체적으 로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응모자들의 빛나는 분투 에도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구태환 극작가 및 연극인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대상 2008년 제1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무대예술상 2009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극예술 부문 25 극예술 부문 심사평 이번에 응모한 극예술 분야의 작품들은 그 이전의 응모작보 다도 극예술 분야의 양식에 더욱 부합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
다. 이번 응모한 극예술 작품 여섯 편 중 다섯 편은 희곡의 형 식을 그리고 다른 한 편은 영화 시나리오 형식을 바탕으로 극 작 되었다. 지원한 학생들 모두 기초적인 극예술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작품에 임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극예술은 인간의 행 동과 말로 구성하는 매우 어려운 장르이다. 인간 내면의 심리와 갈등은 오로지 지문의 행동과 대사로 표현해야 한다. 이번에 응 모한 작품들 대부분 대사의 기능과 지문의 활용 방법 등을 매 우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이야기를 구성하고 인물을 창조하 여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특히 이번에 응모 작 중에서는 작가의 도발적 상상력으로 시공간의 비약도 과감 히 활용하는 등 매우 참신한 작품이 많았다. 이번에 응모한 작 26 심사평 품 중 「자유의 철장, 수족관」을 총장상에 「가시,可視」를 학장 상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먼저 「자유의 철장, 수족관」은 메타포가 가득한 공간, 시간, 인물의 설정이 뛰어났다. 특히 폐업하여 버려진 수족관 속 ‘물 고기 씨’를 통해 자유, 속박, 죽음 등의 사유를 강력하게 이끌 어 냈다. 특히 인물들의 독백과 대사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시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한 점이 놀라웠다. 앞 으로 더 발전하여 좀 더 긴 호흡의 글을 쓴다면 수준 높은 작 품을 계속 써낼 것 같은 작가의 역량과 가능성이 돋보이는 작 품이었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강력하게 창조한 공간과 인물의 설정이 도발적이고 이야기를 완결하는 힘도 뛰어났다. 두 번째로 「가시,可視」는 많은 인물을 등장하게 하고 그 많 은 인물을 통해서 작품의 서사를 끌고 가는 힘이 보였다. 작가 가 창조한 인물들은 저마다 개성이 있었고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줬다. 다만 이야기의 서사가 급작스럽고 완결하는 힘은 부 족하였다. 예상하지 못한 ‘유재민’의 죽음으로 극의 전개가 흥 미롭게 전개 되었다가 이를 마무리하는 과정이 급작스럽게 결 말로 끝내는 것이 아쉬웠다. 아직은 미완의 작품으로 보이지만 얼마든지 작가의 노력으로 이야기가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많 은 작품이라 학장상으로 선정한다. 심사경위 29 심사경위 2023년 인천대 문학상에는, 예년과 비슷한 정도의 인원이 응 모하였다. 시 부문 14명, 소설 부문 13명, 극예술 부문 6명, 비 평 부문 7명. 예년과 같이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교내 여기저 기와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며 문학상 공모를 알렸고, 9월초에 마감하여 9월 중순 심사위원들께 회부되어 엄정하게 심사가 이 루어졌다. 김언 시인, 김미월 소설가, 정은경 평론가, 구태환 극 작가 등 네 분의 심사위원 말씀을 전해 들으면 인천대 문학상 이 회를 거듭할수록 응모작이 깊이와 넓이를 더해간다고 한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물을 대며 가을에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처럼 이 상을 둘러싼 일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작품집이 나오는 순간을 맞이하는 기쁨이 적지 않다. 문학과 인문학, 혹은 창작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마 련된 인천대 문학상이 이제 1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동안 30 심사경위 많은 수상자들이 나왔고, 그 가운데는 문학상에 응모하며 문학 에 대한 뜻을 키우다 결국 창작의 길에 들어서서 벌써 작품집 을 낸 이들도 한둘은 생겼다. 아울러 이 상을 통해 글쓰기에 관 심을 키워나가며 졸업 후에도 자신들이 뜻한 일을 하게 되는 이 들이 많아지니 뿌듯한 마음이 한결 더 커진다. 10회째를 준비하 며 상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일신해야 할 필요를 절감하는 순 간이다. 올해의 수상작들도 예년의 작품들만큼 참신하고도 의미 깊은 물음으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가 끝나며
뉴노멀에 접어든 이 때, 새로운 만남에 대한 희망과 그 희망의 근저를 탐험하는 솜 씨가 보통이 아니다. 어느 때인들 새롭지 않은 때가 있을까만, 그래도 한 해의 끝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 제 삶의 의미를 물으 며 이 작품집을 읽을 이들에게도 결실의 기쁨처럼 새로운 물음 이 마음 속에 튼튼히 자리잡길 기대한다. 응모한 모든 이들과 수상한 이들, 그리고 문학에 관심을 두 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마음속 깊이 물음의 씨앗을 심으며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나눈다. - 전병준(문학평론가, 국어국문학과 교수) 수상소감 올해 처음으로 시를 3편 제대로 써보았는데, 한 편 한 편이 저에게 소중한 인연과 기회를 함께 데리고 와준 것 같아 감격스 러운 나날입니다. 또 제가 그동안 떠나보낸 것들이 다시 돌아오 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시마다 꼼꼼히 읽어주시며 좋다고 해주시던 가족들, 저의 어릴 적 꿈을 아직도 기억해주는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합 니다. 함께했던 시간으로부터 시가 비롯되는 거 같아 더욱더 소 중함을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공간에 대한 희미한 기억과 인상 도 시상이 되어주는 데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발을 붙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시를 쓰는지라, 제 속에 있는 진짜 마음을 털 어놓기가 쉽지 않아서 선을 지켜 표현한 점이 많은데, 연습하고 생각하여 더 와닿을 수 있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쌍둥이 자리 외 2편 수상소감 35 수상소감 올해 처음으로 시를 3편 제대로 써보았는데, 한편 한편이 저 에게 소중한 인연과 기회를 함께 데리고 와준 것 같아 감격스러 운 나날입니다. 또 제가 그동안 떠나보낸 것들이 다시 돌아오 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시마다 꼼꼼히 읽어주시며 좋다고 해주시던 가족들, 저의 어릴 적 꿈을 아직도 기억해주는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합 니다. 함께 했던 시간으로부터 시가 비롯되는 거 같아 더욱더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공간에 대한 희미한 기억과 인 상도 시상이 되어주는 데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 앞으로 더 많 은 곳에 발을 붙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시를 쓰는지라, 제 속에 있는 진짜 마음을 털 어놓기가 쉽지 않아서 선을 지켜 표현한 점이 많은데, 연습하고 생각하여 더 와닿을 수 있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준이·쌍둥이자리 37 쌍둥이자리 햇살이 나만 사랑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5월 난 너와 마주 보고 누워 우리의 무구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 넌 몇천 년이 흘렀어도 나만 쫓아다니면서 여전히 내 얼굴 곳곳에 붉은 입술의 흔적을 남기고 다니잖아 점은 전생의 연인이 키스한 흔적이라는데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은 거야 눈 주위 사랑의 흔적이 가득해 어제도 넌 그동안 완성하지 못한 쌍둥이자리를 완성하려 내 오른쪽 볼에 몰래 입 맞추고 갔어 너의 따듯한 손이 내 볼을 쓰다듬으며 별자리를 수놓을 때마다 내 눈 속은 너와의 마주침으로 반짝거리고 흘려보낸 눈물들로 하얀 사막 위에 검은 뿌리를 내 돌아올 길을 만들어냈잖아 38 시 부문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헨젤과 그레텔의 조약돌처럼 반들거리는 동그란 코에서 동쪽으로 세 걸음 산들바람에도 흔들리는 살구빛 솜털을 헤쳐 무엇의 뜻도 읽어낼 수 있는 심연의 눈동자로 갈대숲 위에 잠들어있던 까만 별들이 가장 빛나는 항성을 향해 줄지어 가는 시간 황혼의 모습으로 나타난 너와 내 눈동자가 맞닿는 시간 박준이·객사(客思) 39 객사(客思) 빗물이 휘드러지던 밤 달려가는 한 쌍의 연인과 싱거운 열기에 굴복한 채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
금발의 소녀 버스가 흘러가는 지루한 시간 속에서 눈물로 웅덩이를 만들어버릴 만큼의 슬픈 꿈이라도 꿨으면 하는 내겐 지금보다 더 작아져서 작아지고 또 작아져 팔다리가 모두 소멸해버리고 작은 아가미로 헤엄치다 오존층을 뚫고 내려온 낚싯바늘을 앙 물어버리고 확 우주 밖으로 낚아채져도 괜찮은 삶 지나친 정류장을 되돌아오며 위태로이 쌓아 올린 벽돌의 패턴을 되뇌며 생각한 건 그 규칙 속에 기생하는 권태로운 몽롱함 먹구름은 어디로 떠나야 할지 모르고 승천하지 못한 채 무거운 눈물을 머금고 땅바닥을 긴다 40 시 부문 그러다가 입안에 편지를 가득 머금고 바닷물 속으로 유유히 떠내려가 수평선 저 멀리를 어느 날 여행하다 물가에 닿는다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적힌 외계의 편지를 전해주겠지 박준이·그녀 41 그녀 난 그녀를 위해서 그녀의 글들을 읽었다 진심으로 좋기도 했다 그녀의 글에는 아직 어린 사랑을 미처 다 떼지 못한 풋풋한 냄새가 났다 그녀의 편지 위로 새겨지는 떨림의 흔적 그녀를 밤새 잠 못 들게 했을 애석한 갈색 물방울의 고뇌 카페인의 시간 끝에 결국 그녀가 마지막으로 떠올렸을 잔상은 분명 그녀가 사랑했을 누군가의 잔등일 것이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사랑의
단어들을 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