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농사적 예술하기 이자연 작가 아트파밍 세줄일기 2021 농사적 예술하기 이자연 작가 _아트파밍 세줄일기 #40대의 삶 #농부의 삶 #예술가의 삶 작가의 지급자족 프로젝트 '2020.농사적 예술하기'는 과정의 미학과 무형의 가치를 발견했고, '2021.농사적 예술하기'는 "나를 마주하는 시간"으로 다시 시작된다. 2021년 3월 15일. 땅을 고르다. 목화씨를 심기 위한 모종판 작업!! 작년 이맘때 는 내가 뭘하는지 모르게 아빠가 하라는 대로 했다. 오늘은 약간 긴장되는 마음으로 비닐하우스 땅을 고른다. 2021년 3월 18일. 또 이렇게 모종포트에 상토를 곱게 담는다. 올해는 내가 수확한 목화씨로 농사준비!! 만물의 시작! 땅이 이 모든것을 낳는다. 2021년 3월 19일. 한칸한칸 씨앗이 담기고 스으윽 흙을 덮는다!! 그리고 줄맞추어 착착!! 생각보다 씨를 많이 담가놔서 아무래 도 화분을 더 준비해야겠다. 남은 목화 모종은 분양하기로~ 2021년 3월 19일. 농장에 흩어진 화분을 크기별로 종류별로 정리하였다. 아 직도 곳곳에서 한두개씩 튀어나온다. 또 필요한 화분은 주문도 해야한다. 묘목이 다 심어지고, 다 팔렸으면~^^ 2021년 3월 20일.
숨겨진 씨앗! 상토 흙을 곱게 덮어두고, 매일 치성을 드리듯이 물을 준다. 하우스의 바람이 잘 통하는지.. 그리고 흙이 조금 올라왔는지 허리를 숙여 관찰한다. 2021년 3월 22일. 블루베리농원의 체험농장준비는 얘네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난 아이들을 맞을 준비로 안전, 시설 점검과 "나의 화분 예쁘게 꾸미기"를 준비한다. 무엇보다 재미!! 2021년 3월 23일. 부모님의 호출로 집에가니.. 블루베리 꺾꽂이의 일과!! 7개씩 10칸으로!! 12년간 매년 2회씩!! 묘목키우기!! 변함 없는 가족노동력!! 허리는 이렇게 또아프기 시작하누만!! 2021년 3월 24일. 치유농업사를 준비하기 위해..또 역량강화를 위해 농업인 대학을 준비하고 면접을 봤다. 설치미술가로.. 문화예술 교육과 융합될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를 뻗는 중!! 2021년 3월 26일. 아빠에게 "농사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농사는 농민의 마 음이야. 시간과 자연의 순리를 따르고, 한시도 마음이 거 기서 떠나면 안돼!!"라고 하셨다. 난 아직 농민이 아니다! 2021년 3월 26일. 블루베리 분갈이를 위해 피트모스을 풀고 있는 중. 이제 저 고 무장화는 내 일상의 신발이 되었고, 오발 쇠스랑
자루 위에 아 빠가 써놓은 "물은 생명이다" 글귀를 발견!! 2021년 3월 27일.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정원이 필요하다 70평생을 땅에서 일궈낸 행위로 자식을 먹여 살리고, 지금까지 농장일에 열심히신 부모님도 그 넓은 밭과 과수원 사이, 집 앞 화단에 꽃을 심고 가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농사일과 마찬가지로 고된 노동으로 여겨졌다. 하루해가 지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서 꽃에 물을 주고 분갈이를 하신다. 그리고 다육식물하우스에서 이미 달이 뜨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형상이 안 보일 때까지 무언가를 하고 들어오신다. 농작물이 아닌 채소나 식물이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기가 오면 마음에도 꽃이 핀다고 하신다. 어릴적부터 봐오던 모습이 지금은 이해가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정원. 그러니까. 농사가 아닌 취미가 필요하다. 2021년 3월 27일. 농사적 예술하기는 내 마음대로 시작했으나. 부모님과 가족 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었다. 농사의 경험도 지식도 미비하 다. 시행착오는 필수불가결이나 겁먹지는 말자!! 2021년 3월 27일. 새로운땅!! 10년된 블루베리, 아로니아 밭을 "농사적 예술하 기-이자연작가 프로젝트 밭"으로 꾸미기 위해 나무를
파내 고, 화분으로 옮겨심고 있다! 땅을 고르고 정리하는 시간. 2021년 3월 28일. 농장의 귀요미들!! 고모 혼자서 블루베리 분갈이 한다고.. 도와주는 조카들은 천진하게 삽자루를 들었는데.. 생각보 다 무거운지 낑낑대다가 사진촬영을 하니. 여유로운척!! 2021년 3월 29일. 목화씨가 남아서 어쩌나 하다가 더 심었다! 작년 경험으로는 뿌리가 수직으로 내려서 포트를 긴것을 써야하는데.잘 자랄 지 걱정이다. 그러나 시간의 순리대로... 기다리자. 2021년 3월 29일. 땅을 고르고 작물을 특성을 공부한다. 농작물이 달라질 때마다 마음의 준비, 땅의 준비를 한다. 작년의 경험으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2021년 3월 29일. 흙의 들썩임!! 첫 싹이 났다!! 얼마나 힘들게 일어났을까?? 흙과 시간에 일을 맡기고 내버려둬야 할때가 있다. 지혜로운 농부가 될수 있기를.. 2021년 3월 30일. 모종하우스의 안쪽에 놓여진 목화씨가 발아를 더 일찍하 고 있다. 이놈들도 감각신경이 있는지 따뜻한걸 더 좋아 하나보다. 아무튼 내가 수확한 목화씨가 제 기능을 한다. 2021년 4월 2일. 이틀에 한번씩 모종을 살펴보러 비닐하우스에 들어온다. 부모님께서 나의
목화농사를 위해 큰 자리를 내줬다! 올때마다 초록초록, 연두연두!! 내일이 또 기다려진다!! 2021년 4월 5일. 낮엔 물을 주는게 아니다!! 아빠의 말씀!! 뜨거운 낮에 물 을 주면 금방마르면서 싹이 타버린다고... 그래도 흙이 마 른걸보니. 주고싶은데.. 선배농부의 말을 들어야겠지?? 2021년 4월 8일. 이번주말부터 일교차가 조금 있어서 아직 하우스 문 앞은 더디다!!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해서 모든 식물의 꽃이 일 찍 개화를 한다. 부지런히 예비 목화밭을 꾸며야한다. 2021년 4월 10일. 혼자 할 수 있는 일. 없는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일. 없는일. 땅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나를 모든 사람과 연결시켜준다. 2021년 4월 11일. 내가 수확한 목화씨가 잘 자랄지 불안해서 저렇게 쌍둥 이, 세쌍둥이를 만들었구나. 물론 아직 싹이 나지않은 것 도 있지만 저렇게 마음이 투영 된것을 보니 괜한 걱정을.. 2021년 4월 15일. 작은씨앗이 하나의 나무가 되고, 그것이 자라서 열매를 맺는 것은 나의 생각의 시작이고, 작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솜을 얻을때까지 나의 몫은 돌보고 키우고 관심을 주는 방법뿐!! 2021년 4월 17일. 제법 키가 커지는것을
보며 자신감보다 내심 두렵다. 농 사는 내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말이다. 몇일 추워진날씨로 혹시나 냉해로 성장이 더딜까. 죽을까.. 마음이 쓰인다. 2021년 4월 18일. 식물마다 생장의 특징이 달라서 공부를 해야한다. 잘 자랄수 있는 토양과 수분. 그리고 적당한 볕이 얼마나 어떻게 필요한 지 끈임없는 공부는 나보다 식물을 위한 것이다. 2021년 4월 21일. 간절한 마음으로 모종이 잘 자라길 바란다!! -초보 농부의 마음- 2021년 4월 23일. 마블갤러리에서 황촉규씨앗을 받아왔다. 일명 닥풀이라는 천연풀이다. 뭔가를 심고 키운다는 것은 언제나 셀렌다. 작품의 재료와 풀의 만남을 기대하며.. 2021년 4월 24일. 농부는 최선을 다하고, 기다린다. 자기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음을 일고 있다. 그저 날씨를 지켜보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2021년 4월 28일. 작년 오늘 목화묘목 사진을 보니. 올해 목화모종과 비교된다. 씨 심기 시기가 늦었던가? 3월은 더웠고, 4월은 춥다. 생장점이 닫힐까 염려된다. 2021년 5월 2일. 예년보다 너무 안자라고 있는 목화 모종 때문에 잠을 잘 못자 고 있다. 작년에 비해 너무 약해보인다.
처방을 내린결과 친환 경 성장비료를 조금 주기로 한다. 제발 살아라. 2021년 5월 5일. 그날이 그날 같은 문득 새벽에 잠이 깨어 어스름한 창문 앞에 앉아 밖을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잠들곤 했다. 오늘이 또 그런 아침이다. 미쳐 잠에서 나오지 못하고, 다시 잠들기 어려움이 있는..... 이런 날들이 반복된지 좀 되었다. 고향에 내려와서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난 이 생활이 앞으로의 삶이라 생각이 되니 그저 잠이 안 오고 잠에서 깨지 않은 것 같다. 새벽에 가끔 들어가보는 페이스북에 많은 지인들의 삶을 엿보면서, 일상의 삶과 전시 소식, 그들의 모임, 그들의 시간에 내가 빠져 나온지 오래되었다라는 것을 느끼며 창가에 앉아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새벽의 고요한 시간을 보냈었다. 내가 있던곳에 대한 동경인지, 사람들의 관계가 부러운건지, 마치 나혼자 그들에게서 왕따를 당하는 것 마냥. 그냥 외로울때가 있다. 시골에서 나름의 생활을 포스팅 하자면 그저 전원생활이 부럽다. 잘 사는 것 같다. 라는 칭찬 같은 안부가 스스로 부끄러워 예전처럼 내 생활을 공개하기가 어려워진다. 작업공간의 불안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불가분한 선택으로 고향에 내려왔고, 이 정도 거리는 내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 한 언제든 가능하다고 믿었다. 물리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거리를 느끼기 전까지 그렇게 또 다른 불안이 시작되어 긴 시간 나는 내 심신을 괴롭히면서 살아왔음을 오늘 아침에야 다시 느낀다. 현재 내가 벌이고 있는 수많은 일 들이 그 불안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부모님의 땅을 빌려 농사를 시작하면서 그 생산물로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할꺼라는 나름의 당위성을 찾았고, 농업인 등록까지 하면서 호기로운 계획이 커지면서 점점 내 선을 넘을 것 같다. 농사적 예술하기라는 근사한 말이 한동안 나를 들뜨게 했고, 그 농사적 행위가 나에게 가치가 있음을 알았다. 매일 날씨체크를 하고, 어디서 어떤 생각을 하든 그 식물의 생장주기 동안 잊을 수 없는 애착을 만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건네었던 수많은 질문이 오랜만에 나를 나다운 모습으로 드러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올해도 씨를 뿌리고, 밭을 일군다. 폭풍 같은 내 눈동자는 안정을 찾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은 매일매일 달라지고, 그날이 그날 같은 오늘이 반복된다. 2021년 5월 어느날 아침. 2021년 5월 5일. 친환경 비료물 때문인가? 아니면 이게
생장의 시간인가.. 두번째 잎이 올라오고 있다! 농사는 그날이 그날 같지만 매일이 새롭다! 2021년 5월 7일.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나의 작가적 사유와 내면의 움직임을 느끼고, 농사를 짓는 부지런함과 땅과 식물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 태도로 반영이 될 때 농사적 예술하기가 작품이 되겠지! 2021년 5월 7일. 목화의 성장이 더딘것이 잎마름병이 생겨서라고 아빠가 말씀하신다. 이상기온탓인지 모종부터 이런일이 생기니 까 당황스러우면서 원인을 알고나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2021년 5월 9일. 다음주 몇일은 잡초 뽑고, 제초매트 깔고, 목화 모종 옮겨 심기 전에 충분한 물도 줘야한다. 이 와중에 아빠가 나몰 래 샤인머스켓 포도 모종을 기둥마다 심어버렸다. ㅠㅠ 2021년 5월 9일. 음식물처리장에서 가져온 영양 많은 퇴비!! 유용미생물 (EM)을 뿌리고 비닐로 덮어서 발표를 시켜야한다. 너무 많아도 생물이 타서 죽을수 있기때문에.. 조심해야한다. 2021년 5월 11일. 영양이 없어도 많아도 죽을수 있지. 어린 새싹은 이렇게 한순 간의 실수로도 죽을수 있고 아플수 있다. 외부의 요인도 그렇 겠지만 지속적인 관심으로 보아야 한다. 2021년 5월 12일.
식물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순간들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저녁 다음날 날씨를 확인하고, 물 주는 주기, 잡초제거, 끈 묶기 등 주간 농사일정을 짠다. 모종을 밭에 옮겨심고 나서는 어느 정도 키가 커지기 전까지 적어도 하루 이틀 사이에 들여다 봐야한다. 진디물이 생기지 않았는지, 땅이 마르지 않았는지, 잡초가 무성해서 영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말없이 성장하고 있는 식물에 대한 응원과 신생아 같은 모종을 보살펴주는 것에 대한 나의 위로, 자기 치유가 생긴다. 2021년 5월 12일. 수십년간 가꾼 부모님의 농장에 내 목화밭을 꾸미면서 잘 키운 딸은 농사일을 같이 하는 구성원이 되었다. 2021년 5월 13일. 농사일에는 시작도 마침도 없다. 그저 해야하는 일 뿐. 들리지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신비스런 그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2021년 5월 14일. 두번째 잎이 나오면서 조금 희망이 보이는가 싶다. 기다림이 올바른 선택인가. 올해의 기후변화를 예측할수 없었지만 과 도한 관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그냥 지켜본다. 2021년 5월 14일. 몇일간 비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제초매트작업!! 농촌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과 비닐사용을
피하려 고 했지만, 잡초와의 전쟁은 자신없다. 2021년 5월 15일. 목화 모종심기는 비를 맞으면서도 계속된다. 무른땅에 구멍 을 내어 모종을 심으면 비를 맞고 땅이 젖어 자연스럽게 땅이 견고해진다. 목화뿌리는 그렇게 오래 서있을수가 있다. 2021년 5월 15일. 일을 너무 열심히 하면 근육에 쥐가난다. 거름을 너무 많이주 면 식물이 타죽는다. 나의 관심이 집착으로 변해가지 않기! 묘목만 보지 않고 너른 밭을 보자! 2021년 5월 17일. 그늘 없는 목화 밭!! 얼굴 꽁꽁 싸매고, 햇빛알레르기를 예방 하는 팔토시, 고무장화까지.. 작년보다 밭이 커져서 하루일량 이 넘친다. 2021년 5월 17일. 목화밭에 1차 심고, 작은 모종이 남았다. 더 잘키워서 빈 공간을 메꾸련다! 잘 자라라!! 아기들아~ 2021년 5월 19일. 블루베리 묘목포트에 잡초제거!! 정말 끝이 없는 일들이다. 주말마다 가족들과 잡초전쟁!! 2021년 5월 22일. 농사일 하라고 공부시킨 건 아닌데... 작년에도 이어서 올해도 목화씨 파종을 하고, 묘목을 옮겨 심는다. 두둑이 높아서 몇일을 여러발 쇠스랑으로 고르게 작업했지만 쉽지 않다. 제대로 하려면 기존에 있던 제초매트를 다 걷어서
해야하는데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 땅에 제초제를 쓰지 않으려면 제초매트를 깔아야 농사 내내 손이 덜간다. 그래서 작년에 쓰고 남은 제초매트를 올해를 다 쓰자 결심을 한다. 사실 혼자 하는 건 무리였고, 주말에 일을 끝내려고, 몇일간 준비를 해둔 것이다. 동생을 부르고 부모님과 벼르던 제초매트 작업과 묘목심기를 강행하였다. 비소식이 있어서 오전에 빨리 해두면 비님이 알아서 모종을 땅에 안착하게 해주겠지? 밭고랑을 종종거리며 일어났다 쪼그려 앉았다가를 반복하면서 숨을 헐떡이고 있을 때 쯤 엄마가 그러신다. “농사일 하라고 공부시킨 건 아닌데..” 이어서 동생은 “어릴적부터 항상 함께 해오던 일 아니었어? 그때는 엄마아빠를 도와준거고, 지금은 언니가 언니 작업 하는거야. 그냥 농사라고 생각하지마 엄마”. 이렇게 나를 두둔해준다. 작년에도 똑같이 말씀하셨는데 생각해보니 타인의 시선은 ‘기껏 공부시켜놨더니 고향에 내려와서 농사짓는구나’. 이렇게 볼수 있겠다 싶었다. 이 힘든 농사일을 대물림하기 싫다는 부모님 마음은 그래도 아무말 없이 아빠는 땅을 구멍을 내신다. 내가 모종을 편하게 심을 수 있도록.. 가끔 밭에 풀을 뽑고 땀범벅이 되어 집으로 들어오면 손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다가 나를 발견하고, 손님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쟤가 지금 작업을 하고 있는거라며 우리 딸 작가에요. 이러신다. 내 몰골이 창피하신지, 평일 낮에 집에 있는게 이상하게 보이는지 걱정되시는지 알 수 없지만. 작년 3월. 블루베리 묘목 300주가 팔려서 하우스 한쪽이 비워진 틈을 타 아빠에게 그 땅의 일부분을 내가 써도 되는지 물어보고, 러프하게 생각해뒀던 농사를 작가의 자급자족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농사를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한국에 막 시작될 때 개강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었던 미술관 수업과 대학강의가 무기한 연기가 되는 시점이었다. 오래전 목화솜으로 작업했던 기억이 떠올라 목화 농사를 짓고 그 수확물로 작업을 한다면 멋진일 일꺼라고 생각하며, 무턱대고 농업인으로 정식등록을 하고, 농업인으로서 농사프로젝트를 하고 예술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 일을 시작했다. 가끔 이게 내 발목을 잡은 일이 아닐까 하지만 땅에 대한 책임감이 나를 인내하고, 성장하게 하였다. 2021년 5월 22일.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 사람이 할수 있는일, 땅이 할수 있는일이 따로 있다. 당분간 생존은 너의 몫!! 2021년 5월 28일. 부드러운 식물은
단단한 흙에서 자란다. 2021년 5월 28일. 첫번째 심은 모종이 생장점이 죽은 아이들이 좀 있었다! 종자씨가 별루였는지.. 모종포트에서 땅으로 옮기면서 뿌리 가 다친건지.. 2주간 지켜보다 바로 옆에 보충해준다. 2021년 5월 30일. 스스로 무릎꿇게 만드는 땅이다. 아니 잡초다. 필요한것이지만 목화밭에선 잡초일뿐! 더 크기전에 잡초제거! 2021년 5월 31일. 머리만 복잡하고 고민이 많아질 때. 어짜피 해야하는거니 목 화 밭에 나가 풀을 뽑는다. 고민만하고 앉아 있는 시간을 효율 적으로 쓰고 싶자. 그런데 집중이 잘된다. 2021년 6월 3일. 몇일째냐... 자라고 또 자라고.. 내일되면 또 자라는 잡초!! 아빠 말씀 "잡초도 제 역할이 있다. 땅을 단단하게 해준다!" 잡초가 그런거라면 이 땅은 내가 할수 없는 균형을 이룬다. 2021년 6월 4일. 무리하지않고 하루에 두고랑씩 풀을 뽑았다. 다 뽑고 나오려 는데 첫번째 고랑이 풀이 무성하다!! 아. 왜 이러냐고!! 더위가 한풀 꺾인 시간 . 늦은오후에 하려니 모기가 모기가ㅠ 2021년 6월 9일. 몇일을 짬짬이 잡초를 뽑고나니 비소식이 있다. 급하기 밭으 로가서 아빠가 말씀하신 질소를 사이사이 홈을
파서 넣어준 다. 비가오면 적당히 녹으며 스며들면 토양에 영양을 듬뿍!! 2021년 6월 10일. 비료를 주고 비를 흠뻑 맞으며 하루를 보냈다. 왠지 땡글한것 이 조금더 자란것처럼 보인다. 작년이맘때보다 올해는 왜이 렇게 신경이 더 쓰이는건지.. 올해 풍년을 기대해도 되려나? 2021년 6월 11일. 하나의 무언가를 키우기 위해 관심, 응원, 협력 등 많은 요소 가 필요하다. 같은 날처럼 변화 없을 그런 날 같지만 목화를 보다보면 '나도 같이 살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2021년 6월 14일. 너를 이만큼 키우기 위해 올해는 특히 마음고생이 많았다. 건 강한 토양을 만들고 튼튼한 작물이 될수있도록 도움이 되는 질소성분을 주니 왠지모를 튼실함이 잎에 짱짱하게 묻어있네 2021년 6월 15일. 잎이 쪼그라듬을 보고 왜 그런지 밑면을 보니.. 진드기 주변 작물에 번짐을 방지하기위해 손을 써야한다! 목화식물병에 대해 더 알아보자! 2021년 6월 16일. 약치기전에 또 제초작업.. 풀뽑기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스스로 무릎 꿇게하고, 사람을 가 르치려하지 않는다. 2021년 6월 17일. 잡초제거 포트발아를 하고, 밭에 옮겨 심고나서. 뿌리가 자리 잡고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잡초를 열심히 제거했다. 길고 짧게 약 열 고랑이 있으니 하루에 두세 고랑씩 일정한 구간을 정리하고 첫 고랑을 가보면 어느새 풀이 또 자라고 있었다. “이러니 농사는 끝이 없다고 하였나.” 2021년 6월 17일. 목화소독!!아빠는 뜬물이라고 하는데.. 진드기를 없애는 방법 이다. 진드기를 없애는 좋은 방법은 애초에 심지 않는것! 그러나 목화를 가꾸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 2021년 6월 18일. 너무 징글징글한 튼실한 잡초!! 몇가지의 잡초를 반복해서 뽑다보면 그들의 특징을 볼수 있 다. 잎이 크고 무성한것은 의외로 뿌리가 작고 약하다. 2021년 6월 19일. 나에겐 잡초. 너에겐 생존!! 목화 사이로 삐죽삐죽 길쭉길쭉 솟구치는 것을 뽑아버리자 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적자생존’ 이 땅이, 이 토양이 내가 보기엔 잡초들도 가장 적합한 환경이었으니 잠자고 있던 수많은 씨앗은 싹을 띄우고 생존하려 한것인데.. 밭주인으로서 보기에 목화밭에 목화가 아닌 생물은 모두 잡초로 묶여져서 제거 대상이 되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2021년 6월 19일. 이게 시기가 맞는건가?? 꽃이 피려고 준비하고 있다 2021년 6월 19일. 비가오고
바람이 부니 목화가 잘 넘어진다. 목화가 다 자라고 나서 뽑아보니 의외로 뿌리가 작았다. 다른식물들은 한번 정 도 줄을 매야한다면 목화는 두번 해야한다. 준비하자!! 2021년 6월 21일. 땡볕에 줄을 묶고, 핀 작업을 한다! 작년에 손으로 일일이 했 는데.. 스탬플러처럼 이런 도구가 있었는데 아빠가 알려주지 않았다.. ㅠ 예전에 돌조각을 가르치던 혹독한 선배처럼.. 2021년 6월 25일. 턱 밑으로 땀방울이 뚝뚝!! 이상하게 이마, 콧잔등, 목덜미, 팔꿈치, 등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느낄 때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턱 끝어 모아진 땀방울이 바닥으로 타닥 타닥 떨어진 때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이마에서 눈으로 흘러 짓물이 날 정도로 따갑고, 쓰려도 난 그게 좋다. 땀을 닦지도 않는다. 한참을 그렇게 진이 빠지도록 일을 하고 난 후 선풍기를 틀고 모자를 벗고 엉망이 된 내 모습이 보고 싶어서 거울 앞으로 다가간다. 나의 하루 중 오전을 잘 보냈다 싶어 괜시리 뿌듯하다. 2021년 6월 25일. 같은 환경, 같은 조건, 같은 생명!! 다른 시선, 다른 소멸, 다른 이유!! 그냥 그런 생각들!! 2021년 6월 26일. 잡초 때와 장소에 따라 같은
식물이 잡초가 된다. 방해가 되기 쉬는 식물 원하지 않은 곳에 자라나는 식물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나는 여러 가지 잡다한 식물 생명력과 생활력이 강한 식물 수많은 잡초 중 유심히 보면 그들만의 특징과 성격이 있다. 그러나 모두 지금 목화밭에 필요 없는 식물이다. 2021년 6월 26일. 예쁘게, 가지런히!! 엄청난 신체노동!! 엄청난 더위!! 끝나고 나니 뿌듯하다!! 2021년 6월 27일. 그냥 바라보기 그 여리여리 약한 목화 모종을 심은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매일 쑥쑥자라나는 목화를 보고 있자면 이게 정상적인 생장시기인가 싶다. 그늘에 앉아서 목화를 천천히 보고 싶은데 땡볕이다. 또 너무 더운 여름날이라 숨이 턱턱 막힌다. 바람에 흔들리는 듯 나풀거리는 잎사귀는 그렇게 흔들흔들거리며 키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 거름이 잘 먹히는걸까? 하루하루 볼때마다 키가 너무 자라 웃자람이 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목화 뿌리는 땅속 깊이 내리지 않아서 비가 많이오거나 바람이 불면 금방 쓰러질 것처럼 약하다. 그래서 첫 번째 고정줄(고추끈)을 매었다. 쓰러지지 않고 뿌리가 뽑히지 않도록 말이다. 2021년 6월 27일. 마치 고추밭에 붉은고추가 매달린 것 처럼..
한줄 한줄 완성되어가고 있는 목화 밭!! 2021년 6월 27일. 제법 잘 자라는것 같아서 나름 기분이 좋다!! 그러나 중간중 간 영~ 비실비실거리는것들 때문에 마음이 쓰이지만.. 땅속 에서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듯 하다. 그냥 죽지만 말길~ 2021년 6월 28일. 오전엔 습한날씨였다가 갑자기 뜨겁다. 목화 잎에 진디물을 발견하고 급하게 진디물제거약을 뿌린다. 이 땡볕에서 소멸 하길.. 또한 내일부터 장마소식인데 깨끗히 씻겨나가길~~ 2021년 7월 2일. 장마가 시작된다고하여.. 서둘러서 매두었던 고정핀을 다시 점검한다. 그와중에 발견한 꽃봉우리!! 추적추적 비는 와도 고귀한 아름다움은 숨길수 없구나!! 2021년 7월 4일. 한고랑 한고랑 비를 맞으면서도 풀을매는 노력은 멈출 수 없 다. 이상하게 작년보다 목화생장은 약 2주가 늦어지고 있는 데, 잡초는 작년보다 더 많이 뽑고있다!! 아주 튼실하다. 2021년 7월 4일. 상토사러 갔다가 눈여겨보았던 기능성 호미를 샀다. 뿌리 깊 은 잡초를 없애기 위한 농사의 기본도구 호미는 신소재 아이 템일듯!! 집초는 나와 마주하는 인내와 분노의 시간!! 2021년 7월 6일. "질료" 내가 농사행위로 얻어내는 목화
솜이 나의 작업의 질 료이면서 목화 솜을 얻어내는 씨앗 또한 질료가 된다. 그럼 씨 앗을 얻어내는 목화나무는 그것의 질료가 되는것인가?? 2021년 7월 6일. "질료" 늦은 밤 어떤 책을 읽다가 <어떤 성질이 없는 구성 요소> 라는 문구를 보면서 문득 '질료'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질료가 무엇일까? 어떤 물질의 요소인가? 하며 사전을 찾아보았다. [질료를 뜻하는 그리스어는 hýlē이며 원래는 목재(木材)를 뜻하였다. 즉 ‘가공하면 무엇이 되는 원료’가 힐레이다. ] 내가 농산물 행위로 얻어내는 목화 솜이 나의 작업의 질료이면서 목화 솜을 얻어내는 씨앗 또한 질료가 된다. 그럼 씨앗을 얻어내는 목화나무는 그것의 질료가 될 것이고, 그 목화나무의 질료는 씨앗이 된다.(이게 맞는 말인가?) 아무튼 농사적행위로 내가 하고자 하는 근본적 출발은 어디서부터인지 잠시 생각해본다. 2021년 7월 6일. 닥풀이라 불리우는 황촉규 모종을 분갈이 했다. 닥풀은 쌍떡 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한해살이풀이라서 목화수확 후 작업 에 사용할 목적인데.. 잘 자랄지 의문. 다소 늦은 분갈이.ㅠㅠ 2021년 7월 7일. 지난해 수확물 면실유(목화씨기름)를 이용한 한지 드로잉 실
험작업중.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