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대전보건대신문_247호
P. 8

사회에




          닿지 못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작 은                                                                    존재하는 사회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사회에서의 인간은 결코 평등하지 않고, 역력한

                                                                                  차별은 미세하게 우리의 삶에 파고든다.

           외 침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우리는 완전히 자유로울까?
                                                                                    외면받는 작은 외침이 늘어나는 동안, 우리도 어느샌가 사각지대에 서있을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이유이다.
















                     택배 뒤의 숨겨진 그늘                            사회가 죽인 고(故) 변희수 하사                        #Stopasianhate, 우리를 겨눈 총구





                                                                                                                  Stop
                                                                                                                asian hate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상품 구매가             지난 3월 3일,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이하 변 하사)가 자택서       지난 3월 16일, 미국 애틀랜타의 마사지 업소 한 곳과 스파 업소
          활성화되면서 택배 물량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의 ‘연도별·월별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사망 추정일은 2월 28일이며,         두 곳에서 한국계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인 8명이 21세 백인
          택배 물동량’에 따르면 2019년보다 약 21% 이상 증가했으며         이날은 변 하사의 전역일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변 하사는            남성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아시아
          명절의 택배 물량이 평소 물량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을까?                           인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아시아계 혐오에 대해
          택배 이용률이 증가하며 택배사의 영업 이익이 늘어나고 있지                                                        많은 유명인이 SNS에 #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만 택배 노동자는 임금과 안전, 휴식을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변 하사의 고통스러운 1년에 대해 알아보자.                    혐오를 멈춰달라고 글을 올렸으며 현재, 세계 각지에서 아시아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과중한 택배 일로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계 혐오 반대에 대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
                                                      2020년 1월  성전환 수술 후 군으로 복귀
          사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0 1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군인권센터에 진정 제기와            이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그 현장에서도
           그렇다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크게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                        아시아계 혐오는 이어졌다. 뉴욕의 시위 현장에서 딸과 함께
          두 개로 나뉜다.
                                                      0 1월 22일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종합평가등급 상 ‘심신장애          집회에 가던 한 아시아계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는
            첫 번째는 분류작업이다. 택배 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3급’으로 판단해 강제 전역 결정                 일이 발생한 것이다.
          2020년도 택배 노동자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으로 2019년
                                                        0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 신청
          우리나라 평균 노동자의 주 41.5시간 보다 30시간을 초과하고 있                                                   #Blacklivesmatter, 그리고 #Stopasianhate
                                                        7월     인사소청 기각
          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과로사 인정 기준인 직전 3개                                                      아시아계 인들이 총격으로 숨진 이 사건은 지난 여름, 많은
                                                        8월     대전지법에 전역 처분 취소 사유로 행정 소송
          월 주 60시간 이상 노동, 또는 직전 1개월 주 64시간 이상 노동                                                  이들에게 충격을 안긴 흑인 혐오 범죄 사태를 연상하게 한다.
                                                       12월 14일  1월에 낸 진정 결과로 복직을 권고했지만, 군은
          기준도 주 10시간 정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택배의 배달 업무만을
                                                               수용하지 않음                            많은 이들이 인종차별을 멈추어야 한다고 외치던 그때에도
          담당하는 택배 노동자도 일손이 부족해 분류작업에 투입되는 경우
                                                       4월 15일  첫 행정 소송 진행 예정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과 염산 테러 사건들이 발생
          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는 등 흑인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동안 동양인을
            두 번째는 임금이다. 우리가 내는 택배비를 3000원이라고 가정         변 하사는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최초의 트렌스젠더로
                                                                                                  향한 인종차별은 계속됐다. 이는 흑인이 받는 인종차별에 비해
          하자. 그 중 800원은 쇼핑몰에서 가져가고 있고, 나머지 2200원을     성 소수자 군인이다. 이 사건이 언론에 다뤄지면서 여러 목소리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은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았음을 보여
          택배사, 대리점, 택배 노동자가 나눠 가진다. 하지만 택배 노동자의       가 등장했다. 여군으로 복귀해도 타인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으며,
                                                                                                  준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들은 백인은 유색인을 혐오하고, 흑인
          몫은 8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인 가구 도시 노동자의 평균       군의 특수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변 하사는 자신의 권리
                                                                                                  은 동양인을 혐오하는 인종 간의 서열을 보여준 셈이 됐다.
          소득인 약 44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택배 230개, 한달에     를 보호하기 위한 과정에서 존재를 부정당하고 차별과 혐오의
          약 6000개 이상의 택배를 배송 해야 한다. 여기서 기름 값, 세금 등    잣대를 받았지만,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모든 인간은 인간이 누릴 권리를 의미하는 인권을 갖고 있다.
          을 제외하면 실소득은 더 낮아진다. 택배 한 건당 버는 임금이 적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유엔 인권선언문 제1조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
          보니 결국 택배 노동자는 밤새 일을 하게 된다.                  인 행복추구권과 인권을 침해받았지만, 변 하사는 어떠한 보호
                                                                                                  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이를 항상 명심
            이러한 가운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 사건을 통해 성 소수자들을 법적으로
                                                                                                  하고 다른 인종을 대할 때, 내 생각과 다른 인종을 대할 때의
          합의기구에서는 1월 21일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인정해주며 제도적으로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도는 어땠는지에 대해 다시금 깊게 생각해보자. 내가 무심
          최대 작업시간과 9시 이후 배송 제한 등의 합의 내용이 담겨있으           앞서 말했듯 변 하사는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다뤄지면서 일부
                                                                                                  코 한 혐오는 부메랑처럼 내게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나, 이 역시 택배사의 꼼수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 정체성을 부정당하기도 했으며, 차별과 혐오를
                                                                                                                                     / 유경민 기자
            합의문이 나오고 2달이 지난 요즘도,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소식       당했다. 이렇게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한 성 소수자는 1년이란
          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합의문은 올해 9월까지 보완해 나갈 예정       시간 동안 어둡게 변해갔으며 ‘성별 정체성을 떠나 훌륭한 군인
          이다. 택배사와 기업은 이득만을 추구하고 사람의 인권을 무시하          이 되고 싶다’라는 그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외로운 별이 됐다.                  환멸
                                                                                                      멸시        인종차별  차별  혐오  환멸
          는 등 비윤리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                                          / 정아빈 기자                                  인권  권리
          되지 않도록 택배 노동자의 인권과 임금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존중
                                            / 김규리  기자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