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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editor.   박소희





               2012년 봄.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김동현 씨는 의료사고로 갑자기 시력을 잃었다. 전맹 판정을 받고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그는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경력을 쌓아 판사로 임관했다. 김동현 판사는 “로스쿨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
               않았더라면 모든 것을 혼자 헤쳐나가야 했을 것”이라며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사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동현  판사(수원지방법원)














                  로스쿨 2학년이던 무렵, 의료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갑                 국립장애인도서관, 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 장애인복지관을
               작스러운 변화에 좌절이 컸을 텐데,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통해 책을 만들었다. 책 한 권 만드는 데 길면 몇 달 걸린다.
               있었나?                                              개인적으로 만들면 비용도 많이 든다. 한 페이지에 천 원씩
                  주변 사람들 덕이다. 여러 가지로 전폭적인 응원을 받았                 비용을 들여 만들었다. 다행히 정인욱복지재단에서 도움을
               다. 내가 의지를 꺾지만 않으면 됐다. 아등바등 여기까지 왔                 주셨다. 졸업하고 보니 지원받은 게 900만 원 정도 되더라.
               는데 안 보이게 되었다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사진: 연세대학교 홍보팀
               포기할 수가 없었다. 최영 판사님이나 김재왕 변호사님 같                      로스쿨을 졸업할 무렵 우등상을 받고 졸업했다고 들었
               이 이미 성공한 케이스가 있어서 졸업만 하면 나도 어떻게                   다. 변호사시험도 한 번에 합격했는데, 우수한 성과를 낼 수
               든 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로스쿨 제도 덕                 있었던 비결을 살짝 공개해 달라.                                                이라도 전부분을 훑어보긴 해야 한다.                              성년후견 사건까지 했다. 세금 문제로 행정소송도 검토했
               이 크다.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교수님들, 장애학생지원                      욕심을 버리고 양을 줄이는 것이다. 제대로 공부하려면                                                                                    다. 종합선물세트 같아 힘들었지만 많이 배웠다.
               센터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 않                  봐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소화하기 쉽지 않다. 나는 책 구하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재판연구원으로 화
               았더라면 모든 것을 혼자 헤쳐나가야 했을 것이다. 그때만                   기도 힘들고 눈으로 보는 대신 귀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남                                  제가 됐고, 이후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 변호사로 활동을                       2020년 10월, 판사로 임용됐다. 2012년 임용된 최영 판
               해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꽤 높을 때라 주어진 교육과정을                   들만큼 많은 양을 공부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이어갔다.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                   사에 이은 국내 2호 시각장애인 법관이다. 합격 소식을 들었
               충실히 이수하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는 양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두껍지 않은 책을 골                                 건이 있다면?                                           을 때의 소감은 어떠했나?
               도 마음을 편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라 여러 번 보면서 그것만 확실하게 하자고 생각했다. 내가                                     3년 내내 지원하다 다 못 끝내고 나온 사건이 있다. 지적                  오랜 꿈이 이루어져 무척 기뻤다.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
                                                                 못 본 부분에서 문제가 나오면 그냥 법전 보고 고민해 보기                                  장애인 노동착취 피해자셨는데,  발견 당시 피해도 많고 자                  아서 메일을 3번 확인했다. 가족들과 그동안 도와주신 고마
                  마음을 다잡고 로스쿨에 복학하여 공부를 시작했을 때,                  로 하고 미련을 버렸다. 대신 남들도 다 알 만한 것은 확실하                                립 과정에서 계속 피해가 생겨 별걸 다 해봤다. 형사로는 고                 운 분들께 감사 전화를 돌렸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내가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게 준비하고자 했다. 시험볼 때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어디                                  발, 수사의뢰를 했고, 그 분이 명의도용을 당했는데 회사가                  아무리 잘나 봐야 혼자서 주어진 여건을 극복하기 쉽지 않
                  공부할 책을 구하는 일이었다. 종이책을 볼 수 없으니 파                서 봤는데 싶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답안을 제대로 못 쓰                                  불법경마장을 운영해서 변호인도 해 봤다. 민사로는 명의신                   다. 이제 법관이라는 책임감, 더 이상 자기소개서를 안 써도
               일을 구해야 했다. 책 쓰신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부탁하고,                 는 경우 아닌가? 다만 쟁점조차 못 잡으면 곤란하니까 대충                                  탁, 손해배상,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진행했고, 가사로는                   된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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