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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듯해 보였다. 아마 동아리 부원들이 보라고 단톡방에 메시지를 올린 것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방어적인 것을 보면, 그만큼 상처가 많고 그것을 제대로 들어준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으려고 하는 현에게 아직 너와 친하지는
                않지만, 나는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은 이윽고 말을 꺼냈고 3년 동안 좋아하던 남자아이가 여자친구가 생겨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연애, 사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연애 상담을 하게 되어 당황스러
                웠다. 하필 잘하고 싶은 상담의 주제가 연애라니. 지금 현으로 봐선, 연애만이, 3년동안 좋아했

                던 남자아이만이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 이 상담을 통해서 현과 더 친해지고 신뢰관계가 쌓여
                야 다음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잘 해야 하는데. 하필 연애라니. 앞길
                이 막막해 보였지만 그 사이에 현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고 다행히 현의
                고민은 ‘연애’ 그 자체가 아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아픔
                이었다.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친구까지 생긴 마당에 답이 없는 문제였지만, 자신 스스로
                본인이 속에 꾹꾹 무언가를 담아두는 성격이라고 하는 현의 말에 나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
                다’, ‘조금만 더 힘내보자’와 같은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화통하게 가기로 했
                다. 나는 현에게 말했다. 어차피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문제라면, 후회라도 남지 않게 고백해
                보자고. 차일 확률 100 퍼센트인 것은 확실하지만, 안 해보는 것보다 해보는게 낫지 않겠냐고.

                현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나는 현이를 그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했다. 현은 인사조차 하지 않았던 나에게 말을 걸었고,
                내가 평소 어울리던 친구들에게 다가왔다. 다행히 친구들은 같이 어울리지 않던 아이라고 해
                서 배척하거나 소외시키는 아이들은 아니었기에, 현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어울렸다. 그리고 나
                는 대화 도중에 현에게는 내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조금은 특이한 대화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
                았다. 현은 말끝을 흐리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거나 원하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또, 이야기가 전혀 다른 주제로 흘러가고 있을 때 마치 오락기에서 두더지 머리가 튀어올라오

                듯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맥락 없이 말했다. 그리고 종종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에 격한 욕
                을 섞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나 3년 동안 좋아한 남자아이가 여자친구 생겼데. 속상해.” 라고 말해도 될 일을, “3년 짝사
                랑 깨짐, 시발 좆같네” 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리고 전혀 재미있어 보이지 않고, 조금은 일그러
                진 듯한 얼굴 표정으로, 어깨를 과도하게 들썩거리면서 웃었다. 웃겨서 웃지는 않는 것 같았고
                상당히 부자연스러워보였다. 지금 하고있는 저 웃음을 가장한 부자연스러운 얼굴에서 좋아하던
                아이와의 감정을 해소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의 진짜 표정이 나오는 듯 했다. 하
                지만 현도 자신의 이러한 표정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일단은 현이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건넬 때까지 현과 천천히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은 그날 이후 항상 내가 평소에 어울리던 친구들과 쉬는 시간 마다 같이 어울렸고 가끔 내
                가 없을 때에도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는 했다. 나와 어울리던 아이들도 현을 차츰




 2021년 학교폭력예방 또래상담 우수사례집                                                                  또래상담자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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