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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소설 | 김나현 | 공룡을 보았어
수아는 뜬금없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했다.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방역수 한 발 디딜 때마다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했다. 어떻게 택시가 서는 도
칙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사적 모임을 로변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경비실까지 이르러, 명인은 그 앞에 쭈그
자제하고……마스크를 쓰고…… 려 앉았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숨이 찼다. 경비원이 나와 무슨 일
명인은 수아를 위해 대야를 가져와 물을 받아주었다. 차가운 물이 나오 이냐고 걱정을 하며 물어왔다. 명인은 그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 택시 좀 불
자, 수아가 물이 너무 차갑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결국 명인은 온수 보일 러달라고 요청을 했다. 차마 경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솔
러를 돌려 뜨거운 물을 받았다. 수아는 쪼그리고 앉아 공룡 인형을 물속에 직하게 말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푹 담갔다. 택시를 불러준 이는 경비실 앞을 지나가던 젊은 여자였다. 명인이 엘리베
솜으로 속을 채운 인형은 물을 머금고 금방 묵직해졌다. 이터에서 종종 마주치는, 아직 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여자였다.
다음 날 수아가 이지의 손에 이끌려 돌아갈 시간까지도 공룡의 몸은 다 “할머니, 여기서는 지나가는 택시 못 잡아요. 호출해야 돼요.”
마르지 않았다. 수아는 젖은 공룡 인형을 가져갈 생각이 없었고, 이지도 명인이 양 손으로 무릎을 짚고 일어서려고 하자 여자는 주변을 돌아보더니,
나중에 찾아가겠다면 급하게 수아를 데리고 나갔다. 그렇게 공룡 인형은 “제가 불러드릴게요.”
40 명인의 집에 남아야 했다. 하고서 한참 스마트 폰을 보고 있었다. 41
“어디로 가세요?”
* 여자가 대뜸 물어서 명인은 어떻게 대답할지 모른 채 망설였다.
“목적지를 입력해야 택시가 오거든요.”
명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어져 나오는 눈 명인은 시청 앞 선별검사소를 떠올렸다.
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왜 눈물이 나는 걸까.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 “아……. 시청이요.”
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명인을 불안하게 만들 시청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여자의 손길이 잠깐 멈췄다가 곧 분주히 뭔
었다. 가를 입력했다.
밖으로 나온 명인은 식은땀이 흘렀다. 공룡이라도 된 듯 발이 무거웠다. “할머니, 이제 곧 택시 올 거예요. 4분 남았어요.”
땅이 움푹, 움푹 꺼지는 듯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아파트 현관을 명인은 여자의 호의에 감사하면서도 서슴지 않고 ‘할머니’라고 부르던 목
지나 지상 주차장으로 나오는 길이었다. 단단한 아스팔트길인데도, 한 발 소리가 어쩐지 신경 쓰였다. 그렇지만 명인은 여자가 고마웠다. 손이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