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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어울리는 아이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특별실, 이동 수업시간에 현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느날, 과학실 이동수업이 끝나고 현과 둘이 교실로 향하는데, 현이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나 행복 가면증 있어. 나 우울증 약도 먹어.” 마치 선전포고, 내지는 통보하듯이
                        말이다. 기분 나쁜 투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편해진 친구한테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는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 ‘행복가면증’이라는 단어를 들어봤고 그 뜻도 대충 알고 있기는 했으
                        나 구체적인 병명이 나오니 나는 당황한 나머지 일단 상담 선생님을 찾아 현과의 상담과 현이
                        나에게 했던 말을 말씀드렸다. 선생님의 대답은 예상외였다. 선생님도 현의 행복가면증을 어느
                        정도 예상 했던 것이다. 현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의 원인이 바로 그것이라며, 현이 오랜 시간동
                        안 울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현은 나와의 첫 번째 상담 이후 몇 년 만에 처
                        음 울었다며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흔하게 봤었지만 행복가면
                        증이라는 아픔을 가진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런 아픔이 있는지 몰랐고 가끔 부자연스럽다고 여

                        겼던 행동들의 원인이 이것이었는지 알고는 놀랐다. 상담 선생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는 한가
                        지 결심을 했다. 앞으로 현의 상담의 가장 큰 목표는 단 하나, 현을 마음껏 울게 하는 것이다.
                         현에게는 행복가면증 만큼이나 현이의 머릿속에서 심각하게 자리잡고 있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남자 문제이다. 현은 그 이후로 친구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나에게 자신의 이
                        야기를 해주었는데, 이는 대부분 자신의 남자친구 문제였다. 현이 남자친구를 사귀고 헤어지는
                        기간은 2개월에서 3개월 정도로 매우 짧았고, 헤어진 다음 새로운 사람을 찾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실제로 내가 현에게 듣기만으로는 올해만 남자친구가 3번 바뀌었다. 뭔가가 문제가 있

                        다고 생각했다. 현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나는 현의 무수히 많은 연애 경험들이 평범하지
                        는 않다고 생각했다. 현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기간, 방법은 마치 짜여진 것처럼 비
                        슷했고 현이가 느끼는 감정들도 그랬기 때문이다. 현은 항상 자신이 다니는 한 학원에서 호감
                        이 있는 남자에게 고백을 하는 방법으로 연애를 시작했고 ‘청소년으로서 도가 조금 넘는 것 같
                        은데?’라고 생각될 만한 스킨십의 선을 불안하게 넘나들다가 결국 남자친구의 무관심 때문에
                        끝없는 자존감 추락을 느끼며 항상 차이는 결말로 연애를 끝냈다.
                         짧은 시간에 연애를 많이 하는거, 남자에게 차이는 결말로 항상 연애가 끝나는 것은 둘째 치
                        고, 나는 현의 추락한 자존감을 되돌려 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현은 자신의 연애 이야
                        기를 굉장히 많이 했고 그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자기 비하적인 말을 하는 것이 일쑤였고, 어떤

                        말로도 현의 자기비하와 자존감을 하락시킬만한 자기 자신에 대한 현의 혹독한 말들을 이겨내
                        기 위해선 ‘부담스러울 정도로 능글맞은 칭찬 감옥에 현을 가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현이 자기비하적 발언을 한번씩 할 때마다 현이의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든 면에서 현에
                        대한 칭찬을 한번씩 해주었다. 현은 멋쩍은 듯 웃었고 그것만으로 일단 좋다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난 후 현에게서 교재 중이던 남자친구와 2개월 만에 또 헤어질 위기라는 사실을 들
                        었다. 또 너구나, 연애 상담. 남자와 관련된 지난 현과의 상담은 현의 자존감이나 감정에 대한
                        문제가 컸기에 괜찮았지만 이번 경우는 누가봐도 정말 고전적인 연애상담이었다.




                126  2021년 학교폭력예방 또래상담 우수사례집                                                                                                                                                                 또래상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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