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제44회 랜선 영등제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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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솜사탕도 그렇지만 놀이 기구를 타는 것도 내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땐 그랬었지.’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던 나는 어렸을 때 참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회사에서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작은 행복에도 둔감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오랫동안 지속될
줄 알았던 유년기를 훌쩍 지나가게 만든 세월에 씁쓸함을 느끼며 그 시절을 천천히 회상하던 나는 어느새 스르르 눈을 감 제44회 랜선 영등제
았다.
눈을 감은지 몇 분 후였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눈앞에 서있는 것은 다름 아닌 내 기억 속
솜사탕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어릴 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토끼 머리띠를 쓰고 계셨고, 나는 그 솜사탕 가게의 단골이었기
때문에 세월이 오래 지났어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저씨가 지금 내 눈앞에 계실 리가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저씨는 놀라서 경직된 채 서 있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셨다.
“오랜만이네. 이야~ 못 보던 사이에 벌써 아빠가 됐구나? 세월이 참 빠르긴 빨라.”
“네, 안녕하세요..?”
이 공간과 상황이 굉장히 의아했지만, 오랜만에 듣는 아저씨의 정겨운 목소리에 긴장이 풀어진 나는 얼떨결에 아저씨에게
인사를 했다. 아저씨는 어색하고 소심한 인사에 호탕하게 웃으시더니 곧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셨다. 그러고는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무작정 걷기 시작하셨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 걷던 나는 이내 아저씨와 오래전에 폐장된 것으로 보이는 한 놀이공
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놀이공원은 결코 나에게 낯선 곳이 아니었다. 이 놀이공원은..
”이 놀이공원은 너에게 특별한 곳이었으니까 기억이 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솜사탕 장사
를 했던 곳, 다시 말해서 네가 부모님과 어렸을 때 자주 왔었던 놀이공원이지.“
아저씨의 말씀처럼 이 놀이공원은 내가 부모님과 어린이날에 항상 왔었던 그 놀이공원이었다. 이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는
폐장된 채로 존재라도 하지만 현재는 철거가 되었고 대신 그 자리에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고층 건물이 자리 잡은 지 오래였다.
나는 새로 생긴 고층 건물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예전의 놀이공원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그 점이 내 마
음을 착잡하게 만들어왔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놀이공원을 다시 보게 되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놀이공원은 폐장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아저씨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리는가 싶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열쇠로 손쉽게 자물쇠를 풀어버리셨다.
삐걱거리며 문이 열리고 난 뒤 보이는 광경은 고요한 놀이공원의 모습이었다. 늘 시끌벅적한 놀이공원만을 봐왔던 나로서는
그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놀이공원의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멍한 표정으로 마주하고 있는 나를 두고 아저씨는 어딘가로
걸어갔다. 아저씨가 떠나고 곧 주변에서 약간의 잡음이 들리더니 멈춰 있던 놀이 기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폐장 이후
로 다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자 자연스레 내 마음속에서 신나는 마음이 솟아났다.
내가 설레는 마음으로 어떤 놀이 기구를 먼저 탈지 순서를 정하고 있는 사이 아저씨는 내 옆에 와 계셨고, 들뜬 나에게 그 65
시절처럼 솜사탕을 건네셨다. 솜사탕 하나로 기뻐하는 것이 유치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솜사탕을 받아든 나의 얼굴에는 이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