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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국제기구에서 일하면 이해관계를 떠나 나를 한 명의 국제보건 전문가
로 봐줄 것 같았어요. 거기에서 내는 내 목소리는 한국의 한의사로서 내
는 목소리와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임상경험이 없으면 탁상공론이 될 수 있으니, 다양한 의료기관에
서 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대학병원 전문의부터 지원했죠. 인
턴 면접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니까 교수님이 “그런 거 하고 싶으면 대학
병원에 올 필요 없는 것 아냐?” 하셨지만요. 그냥 남들처럼 한의원에서
진료하면 되지, 왜 제 발로 고생길을 가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
요. 하지만 그 꿈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곳에서 일했고, 보건산업진
흥원에도 용기를 내어 지원했어요. 여기서 일하는 매일 매일이 쉽지 않
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뭔가 쌓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상경험 중에 독특한 경력이 보이네요?
A 전문의 취득 후 요양병원에서 1년 근무하고, 모 기업체 부속한방진료실
이 생길 때 초기 스텝으로 일하면서 시스템을 세팅해 나갔어요. 당시 일
반 부속의원은 이미 회사 소속으로 있었어요. 의사 4-5명에 물리치료실
도 있고 간호사도 수십 명에 달하는 큰 규모로요. 반면에 한방진료실은
위탁형태로 운영되었고 저는 위탁병원 소속이었어요.
172 한의원 밖으로 나간 한의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