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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 작품집 | 코로나지만 사우나는 하고싶어 | Team22-2                                                                                                        동화 | 전여울 | 마스크걸 목욕탕 가기 대작전




                  모를 텐데. 그럼 정말 날 몰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뭐 하라고 자기 혼자 때를 밀겠다는 걸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황예은은 어느새 내 바로 앞까지 서 있었다.                                                            엄마 때문에 난 심통에 볼이 부풀어 올랐다. 볼이 풍선처럼 빵빵해진 내


                  황예은은 가만히 나를 보더니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러더니……물장구를                                                              게 황예은은 온탕을 가리키며 말을 걸었다.

                  쳐 내 몸에 물을 끼얹었다.                                                                                      “같이 들어갈래?”

                   “엉?”                                                                                                나는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뜨

                   황예은은 굳어버린 내 몸에 계속해서 가볍게 물을 끼얹었다. 나는 한참을                                                            거운 탕에서 우리는 더는 물싸움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란히 앉아 뜨거운

                  가만히 있다가, 나만 물을 맞은 게 억울해 황예은에게 똑같이 물을 끼얹었다.                                                          물속에 몸을 녹이는 시간을 즐겼다. 가만히 있을 뿐인데도 왜 이리 즐거운

                   “오호?”                                                                                              기분이 드는 지 모를 일이었다.

                   서로에게 뿌리는 물의 양은 빠르게 불어났다. 한 손이 양손이 되고, 물을                                                            한창 눈을 감고 즐기고 있는데, 누군가 내 볼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때를

                  뿌리는 속도 역시 속도가 붙어갔다.                                                                                 밀고 뽀얗게 된 엄마였다.

                   “그만!”                                                                                               “이제 엄마랑 비누칠하고 가자.”


      18           물싸움을 보다 못한 엄마가 내 어깨를 붙들었다. 엄마는 더는 소란을 일                                                             황예은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 봐도 좋다는 말 같                                        19

                  으키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는 머쓱한 마음에 머리를 숙였다. 그건                                                           았다.

                  황예은도 마찬가지였다.                                                                                         엄마와 장난치며 비누칠을 하는 건 여느 때처럼 즐거웠지만, 황예은과 더

                   “애들은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 대신 애들아, 아까까지 재밌게 논 거 같                                                         같이 있을 수 없단 게 아쉽게 느껴졌다.

                  으니 이젠 그만해라.”                                                                                         ‘만약 내가 황예은에게 나 너랑 같은 반인 이수아라고 밝히면……그땐 나

                   양손에 때밀이 타올을 낀 속옷 차림의 할머니가 말했다. 이 목욕탕에 세                                                            랑 또 같이 목욕탕에서 놀아줄까?’

                  신사로 일하시는 분인 듯했다. 엄마는 나대신 고개를 숙여 세신사 할머니                                                              나는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 마스크를 벗고 황예은과 목욕탕에서 노는 모


                  에게 사과를 건넸다.                                                                                         습을 떠올려보았다. 하지만 상상을 끝내는 동시에 고개를 도리질했다.

                   “미안하면, 때나 한 번 시원하게 밀든가.”                                                                            ‘아냐, 내 피부가 이렇다는 거 쟤는 끝까지 모르는 게 나아. 애초에 나인

                   넉살 좋은 할머니의 말에 엄마는 단숨에 때를 미는 곳에 몸을 올렸다.                                                             걸 모르고 논 거였잖아.’

                   ‘우리 엄마 때 민 지 오래돼서 다 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그동안 난                                                          엄마와 마지막 샤워를 끝내고 집으로 갈 준비를 할 때였다. 어느새 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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