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2021 농사적 예술하기 이자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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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또 잠을 못이루고 책상에 앉았다.
나는 왜 잠이 오지 않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조바심과 불안감이다. 나의 내면의 표현을 찾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는 압박에 표현적인 효과를 더 신경 쓰고 있고,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부터인것 같다.
반복적인 행위와 땀을 바가지로 흘리는 노동의 평화로움에 도피하며
고된 낮시간을 뒤로 하고 작업실에 와서는 마치 하루 동안 흘린 땀을
보상하듯 시원하고 씻고 작업실 불을 일찍 끈다. 그리고 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엊그제 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뭐라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고 싶어서 을지로3가에 들러서 이것저것
물품을 사버렸다. 마치 계획된 것 마냥 모두 다 가능하다고 자신에게
다짐 하는것 같았다.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6시에 서울로 출발하고 9:30-12:30까지 수업
후 후다닥 을지로3가로 이동했다. 오후 3시에 일제히 문을 닫는 시간
전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돌아다니니 지금은 오후 4시!! 너무 배가
고프다. 그러나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헛구역질이 나오는데도 우선
참는다. 근처 누구라도 연락해서 오랫만에 수다좀 떨고, 밥도 먹고
할까? 차 안에서 핸드폰을 뒤져보다가 그냥 마음을 접는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작업이 잘 되지 않는 것과 목화 농사의
노동행위, 또 막연한 미래를 주저리 주저리 꺼내는 일 밖에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며 그 시간을 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내려가자. 조용히~
토요일 오후 충남 예산으로 내려오는 길은 경부선이나
서해고속도로나 너무 막힌다. 그래서 조금 돌아가고, 톨게이트비용이
많이 나오더라도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다.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일까? 장시간 운전을 해서일까? 오전수업에서의
스트레스일까? 날씨가 너무 더운걸까? 내려오는 내내 눈꺼플이
천근만근이다. 가장 빠른길을 선택했지만 너무 졸린탓에 가다서다를
반복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집에 와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오늘의 일과를
2021년 7월 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