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꿈과 끼를 찾아떠나는 문화유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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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이 있구나
조선 시대 신분의 속박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조선 시대는 양인과 천인의 구별이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어요. 백정과 함께 무당도 당시 사회적으로 천대받던
대표적인 사람들이에요. 신내림을 받은 무당은 굿으로 사람과 귀신을 만나게 해 주었는데, 조선 시대 굿을 하는 무당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표현한 그림이 있어요. 그것이 18세기 단원 김홍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풍속
화가인 혜원 신윤복(1758~?)이 그린, 《풍속도화첩》 속에 들어 있는 〈무무도(巫舞圖)〉예요. 이 그림으로 조선 시대
무당이 굿을 할 때 무당에게 의지하여 정성을 다해 기원을 올리는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잘 알 수 있지요.
명문가 사대부 이문건이 손자를 키우는 이야기를 담은 조선 최초의 사대부가 쓴 육아 일기인 《양아록(養兒錄)》을 읽어
보면 이문건이 그의 손자 ‘숙길’이 풍열, 간질, 두창, 홍역, 이질 등의 깊은 병에 걸려 신음할 때마다 손자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다가 결국은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어요. 이것으로 조선 유교 사회를 관통한 무속 문화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요.
한편 추재 조수삼(1762~1849)이 남긴 산문이면서 시집이기도 한 《추재기이(秋齋紀異)》에는 신분이나 신체의
차이를 넘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하며 열심히 살아간 71명의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감동을 주고
있어요. 그 사람들 중에는 노비, 기녀, 탈춤꾼, 거지, 비구니 등의 천민뿐 아니라 시각 장애인, 언어 장애인, 신체 부자유자
등의 신체장애를 짊어진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사는 모습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어요,
차이를 넘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분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나요?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요?
국보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 〈무무도〉, 18세기(간송미술관) 《추재기이》
조수삼, 18세기(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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