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2021 아트경기
P. 26

김소산                        Kim Sosan                                               5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김소산의 작업을 미술의 언어로 기록한다면 ‘움직이는                하지만 각자의 삶에 따라 물아래는 다르게 보이고
         오브제의 세계화’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선 그의                 몇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는 인간의 삶은 비슷한
         작업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보다 여전히 그가 이야기를               패턴으로 정형화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방향
         만들어나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의                   전환에 시간을 끌어 화를 돋우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이야기는 합리적인 감각의 영역보다도 조금 더 넓은                 체념보다도 삶이라는 가장 큰 판타지에 몸을 던지고
         시야를 염두에 둘 때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있다. 그는 카오스(Chaos)의 공간이 아닌 그 안에서
         무용(無用)에서 유용(有用)으로,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다함께 살아나가는 조화(Cosmos)의 공간을 바라보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사실 김소산의 주된 테마였다.                  있다. 조직을 양생해 나가듯 걸음을 이어갈 수 있다는
         출품작 ‘깊은공간’(2019)을 이루는 나무의 일부는               환희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과거 작가의 작업으로 변모했던 나무들의 나머지이다.                묻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의 연장에서 본다면
         작가에 의해 정체성을 부여받은 파편들이 새로운                   그가 보여주고 있는 결의 성질이 사조적이거나
         세계가 되고, 숨이 끊어져가던 공간이 새로운 이야기로               동양적이라는 감상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 오히려
         변주되었다. 마음의 장막을 걷고 날아오르면 곤이                  ‘오래되어 보이는 결’ 혹은 ‘고전적 판타지’라는 표현은
         대붕(大鵬)이 되듯 그의 이야기는 마음에 따라                   어떨까 싶다. 단숨에 유희를 좇아왔다기보다 세계의
         무엇으로도 변한다.                                  곳곳에서 오래된 질서와 조화를 찾아온 자들이
                                                     선택해온 그런 행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소산은
                                                     허구가 아닌 판타지로서 살아있는 것들과 만나가는
                                                     과정에 있다. 더욱 먼 곳에서 다양하게 살아있는 것들을
                                                     위해, 심해를 유영하고 곳곳에 이르러 씨앗을 뿌리고
                                                     있다.


                                                     —  이주희(평론가), 김소선 개인전 ‹탕› 평론 「The
                                                        Fantasy From SOSAN」에서 발췌



             주요개인전                 주요단체전
         2021   ‘홍’ Hong, 2nd Avenue   2021  ‘물과 바람의 시간’,
             gallery, 서울           대청호미술관, 청주
         2019  ‘탕’ Tang, 코리아   2020  어제 꿈에 보았던 Yesterday,
             목욕탕(여탕/남탕), 서울        What I saw in my dream,
         2018  SCOPE MIAMI BEACH2018,   아트프로젝트울산, 울산
             Gallery Younghye, 미국  2020  ONE WAY LIFE 기획전,
                                   토탈미술관, 서울



         24                                      아트경기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